카카오엔터, 중국 웹툰 과금 아닌 ‘회원제’로 수익모델 변경
연내 ‘회원 전용’ 카드 판매···춘절 기간 한시적 프로모션 '건당 과금 모델' 도입한 국내 시장과 대비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중국 IT기업 텐센트의 웹툰 합작법인(JV)이 중국 현지에서 운영 중인 플랫폼 ‘포도만화(PODO manhua)’에 연내 ‘회원제 카드’ 신규 수익모델을 도입할 전망이다. ‘선불형 카드’ 이용에 익숙한 중국의 콘텐츠 소비자들을 겨냥해 플랫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회사는 극성수기인 중국 춘절(중국의 설날) 기간 한시적으로 카드 판매에 나선다.
19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의 중국 현지 웹툰 플랫폼 포도만화는 연내 회원제 형태의 신규 수익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포도만화는 카카오엔터와 텐센트의 합작법인이 2021년 9월 중국 현지에 출시한 웹툰 플랫폼이다. 카카오엔터는 합작법인에 작품을 공급하는 다수의 콘텐츠제작사(CP)를 관리하는 마스터 콘텐츠 공급자(MCP·Master Contents Provider) 역할을 맡고 있다. 카카오엔터가 콘텐츠 중계·관리·유지보수 등을 담당하며 운영비를 받고 발생하는 매출 일부를 나눠 갖는 형태이며, 텐센트는 합작법인 콘텐츠 유통과 마케팅 역할을 하고 있다.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포도만화의 회원제 가입은 ‘완결작 할인’, ‘그룹별 작품 할인’ 등 일정 조건에 따라 특정 작품을 열람할 수 있는 ‘카드’ 판매 구매를 통해서 가능할 전망이다. 예컨대 A 카드를 구매할 경우, 회사가 설정한 작품을 개별 구매할 때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신규 수익모델 도입에 앞서 회사는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2시간 올 패스(All pass) 카드’를 한시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의 대표적인 성수기 중 하나인 춘절 기간을 겨냥한 프로모션이다.
2시간 올 패스 카드는 2시간 동안 지정된 작품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카드다. 카드별 열람 가능 작품수는 15개 남짓이며, 카드 가격은 포도만화 플랫폼 내 1회 소장권을 통해 작품을 열람하는 것 대비 절반 수준이다. 현재 포도만화의 1회 소장권 가격은 ‘79do코인(한화 약 150원)’이다.
카카오엔터가 중국 웹툰 시장에서 회원제 모델을 도입하는 배경으로는 ‘선불형 카드’ 이용에 익숙한 중국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차당 가격을 낮추더라도 카드형 상품 판매를 확대해 콘텐츠 매출 증대 효과를 끌어내겠단 것이다. 특히 카카오엔터가 국내 시장에서 정액제 대신 ‘건당 과금 모델’을 택한 것과 대비된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한국에선 (플랫폼들이) 건당 유료 결제 모델을 유지하고 있는데, 유럽 등에서 이미 구독 시스템으로 변경하는 곳이 많다”며 “한국은 포털에서 웹툰을 제공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유료 결제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점진적으로 변경해 ‘기다리면무료’라는 모델을 만들거나 미리보기를 통해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콘텐츠 이용 관습은 쉽게 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웹툰은 우리나라에서 먼저 시작했고 국내 소비자들에겐 익숙하지만, 아직 해외에선 그렇게까지 익숙한 형태가 아니다”라며 “웹툰을 볼 사람은 구독해서라도 볼 것이란 점에서 (구독제가) 정착하기가 (중국이) 나쁘지 않은 시장으로 볼 수도 있다. 또 중국은 불법다운로드도 워낙 많기 때문에 차라리 구독을 유도하는 것이 이윤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중국 콘텐츠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웹툰 산업 시장규모는 2020년 34억위안(한화 약 6257억원)으로 성장했다. 중국 내 웹툰 창작자층이 보다 넓어지고 성숙해진 결과다. 현재 이 시장은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콰이칸만화’를 비롯해 ‘텐센트동만’, ‘빌리빌리만화’로 대표되는 토종 플랫폼과 네이버웹툰 중국 법인이 운영 중인 ‘동만만화’와 포도만화 등 외산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콘진원은 중국 웹툰 시장에 대해 “현재 중국의 웹툰 시장은 MZ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해 발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플랫폼에서 주로 서비스하는 웹툰들은 회차당 분량, 즉 컷 수가 30~50컷 전후로 한국 웹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으로 서비스되고 있다”며 “관련 업계에선 중국 웹툰 시장이 향후 3년간 1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