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노리는 홈플러스, 실적 개선까지 챙길까

홈플러스, 온라인서 매출 1조원 달성 오프라인은 리뉴얼, 최저가 정책 유지 역성장 기록한 홈플러스, 실적 개선에 관심

2023-01-11     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온라인 배송 시장에서 ‘고객 편의에 집중한 맞춤배송’으로 배송 강자 입지를 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사 전략인 ‘올라인(All line·온라인+오프라인)’에 따라 경쟁사와 달리 온라인 배송에 역량을 쏟고 있다. 최저가 정책까지 올해도 이어가는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실적 개선까지 실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1일 홈플러스는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기준 온라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특히 홈플러스는 경쟁사인 이마트, 롯데마트가 배송 권역을 줄이거나 중단시키는 등 물류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 현황. / 그래픽=홈플러스

홈플러스는 2017년 이후 온라인 매출이 5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했고, 지난해 10~12월의 온라인 매출과 주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24% 신장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은 크게 2가지로 운영된다. 홈플러스 대형마트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마트직송’과 기업형 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기반으로 한 ‘1시간 즉시배송’이다. 마트직송은 전국 121개 대형마트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 당일배송 서비스로, 고객이 원하는 일자는 물론 시간대까지 선택할 수 있다. 특히 홈플러스는 마트직송의 온라인 주문 마감 시간을 5시간 연장해 당일배송을 확장시켰고. 이미 주문 완료한 건에도 배송 상품을 무료로 추가할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또 홈플러스의 퀵커머스인 ‘1시간 즉시배송’은 전국 253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1시간 내외로 고객에게 배송하는 서비스다. 하나의 주문을 한 명의 배송기사가 책임지는 단건 배송 시스템이다. 무료배송은 물론 네이버 장보기에도 서비스를 공식 입점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이태신 홈플러스 온라인사업부문장은 “올해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의 핵심 과제를 스피드(speed)와 고객 맞춤형(customized) 두 가지 키워드로 꼽았다”며 “마트직송과 즉시배송을 필두로 빠른 것은 물론 고객 맞춤형 배송으로 온라인 배송 업계 최강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홈플러스는 유통업체들이 모두 철회한 ‘최저가 정책’을 올해도 유지하겠다 밝혀 주목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출시한 6990원짜리 당당치킨이 돌풍을 일으키자 이를 앞세운 저가 판매 정책에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분석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고객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열고 인기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가에 제공하거나 생필품은 1+1 증정하는 등 행사를 제공한다. 특히 경쟁사의 주요 상품 가격을 비교·검색해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물가안정 최저가 보상제’도 실시한다.

홈플러스 최근 실적 추이. / 자료=홈플러스, 표=김은실 디자이너

다만 전체적인 홈플러스의 실적은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9회계연도 홈플러스의 매출은 7조3001억원으로 최근 홈플러스 실적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찍었지만, 이듬해부터 매출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지속 하락해 2021회계연도에서 홈플러스는 적자 전환했다.

특히 홈플러스는 식품에 중점을 둔 ‘메가푸드마켓’으로 오프라인 점포를 리뉴얼해 실적 부진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와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2020년 월계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6개 점포를 ‘넥스트 이마트’로 탈바꿈했고 매번 최대 실적을 냈다. 롯데마트도 ‘제타플렉스’로 와인, 식품 등 차별점을 내세워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의 본래 특색인 식품 외에 내놓을 장점이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수년간 실적 악화에 시달려왔던 만큼, 최저가 정책은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최저가 판매 정책으로 집객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근본적인 실적 개선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당당치킨으로 점포 집객 효과를 노리는데 성공했지만 지속되는 최저가 정책은 실적 개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조,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라 홈플러스가 얼마나 최저가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저가 정책, 실적 개선 등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