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연구 활발···항암·알츠하이머도 '주목'
팬데믹 급부상 mRNA, 차세대 기술로 주목···면역항암제 적용 연구 확장 중 관련 시장 2035년 28조 원 전망···항원 인식, 효과적 암세포 제거 역할 각광 "mRNA 관련 기술 아직 연구 초기 단계"···안전한 전달법 구축 등 과제 남아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해 다양한 질병 정복에 나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부상한 mRNA가 차세대 백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항암제부터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 질환에까지 적용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mRNA 기술을 이용한 항암백신 연구도 주목받는 가운데, 관련 기술의 한계 극복 노력도 눈길을 끈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mRNA를 이용한 치료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치료하고자 하는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게 가능하며, 개발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mRNA는 세포가 항원 단백질을 만들도록 한다. 목표로 하는 질환을 정해 일종의 설계도를 전달하면, 이를 따라 항원에 대항하도록 몸속 방어 체계를 형성하는 원리다. 다양한 질환에 활용할 가능성이 떠오르며 전 세계 mRNA 백신·치료제 시장이 2035년 239억달러(약 28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재발 방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암 백신으로서의 mRNA 기술도 주목받는다. mRNA 암 백신은 면역 시스템에 암 항원을 인식시켜, 암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만든다. 체내 자체 면역반응을 이용한다면, 미세하게 전이한 암세포도 잡아낼 수 있다는 기대다. 세계적 제약사인 모더나, 바이오엔테크 등은 현재 mRNA 면역항암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항암제까지 그 적용 범위를 확장해가는 mRNA지만, 아직 큰 과제가 있다. 체계적 전달 수단 확보다. mRNA 항암백신의 주 단점으로는 ▲생체 내 짧은 반감기 ▲DNA보다 산화에 민감 ▲낮은 흡수율 ▲면역체계 자극 가능성 등이 있다. 특히 낮은 흡수율과 짧은 반감기 등으로 인해 mRNA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면역계를 발동시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mRNA 투입만이 필요한 백신의 경우와 달리, 직접 항암제로 사용 시 효과적 전달법이 필요하다. 항암 작용을 위해 체내에서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mRNA 전달 시스템 확보 개발에 나서는 배경이다. 현재 성공적인 전달 방안 중 하나는 지질나노입자(LNP)를 이용하는 것이다. LNP는 RNA 분자를 감싸 분해로부터 보호하고, 세포막 투과 효율을 높인다. 즉, mRNA가 분해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세포 내로 전달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국내 기업 역시 mRNA 기반 항암 치료와 효과적 전달 수단 등을 연구 중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5일 미국 바이오벤처 온 코러스(Oncorus)와 LNP mRNA 의약품 공동 연구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온 코러스는 차세대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자체 LNP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대웅제약은 온코러스의 LNP 플랫폼을 활용해 mRNA 항암신약에 최적화된 제형을 찾고, 정맥 투여 방식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신규 mRNA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온 코러스와 계약을 통해 함께 항암 신약을 연구할 것”이라며 “LNP관련 연구는 신생인 만큼, 개발할 여지가 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드노보 바이오테라퓨틱스도 mRNA 기반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특히 드노보 바이오테라퓨틱스는 다수 다국적 제약사가 집중하는 고형암이 아닌 혈액암을 표적으로 하는 mRNA 기반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특히 이중항체를 이용해 한편으로 암세포를 잡고, 한쪽 항체로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창훈 드노보 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잦은 재발로 더 이상 치료 선택지가 없는 악성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밝은 전망과 활발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초기 단계라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해 mRNA와 LNP가 급부상했다”면서 “사실 (관련 기술을 이용한)코로나19 백신 역시 상업화가 서둘러 이뤄진 바람에 아직 연구 수준 자체가 높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NP의 독성을 줄이는 법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국적 제약사뿐만 아니라 미국 터프츠대학교 등 다양한 기관이 mRNA와 전달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