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성 커지는 백신주권···안전성 높이는 '면역증강제' 주목
백신 시장 성장 지속 올해 30% 성장 예상···백신 관련 연구 활발 차백신연구소·아이진, 자체 면역증강제 기술 보유 플랫폼 확장중 "면역증강제, 백신 주권 확립 기여 ·부가가치 증대하는 중요 기술"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규모를 확대한 백신 시장이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질병에 활용·필요성 증대 등으로 인해 백신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더불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높이는 ‘면역증강제’ 기술 연구도 눈길을 끈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백신 시장의 확대와 함께 면역증강제 연구개발도 활력을 띄고 있다. 백신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글로벌 백신 시장 및 국내 백신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백신 시장 규모는 330억 달러였다. 2019년 223억 달러에서 성장한 것이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시장은 확장했다. 2021년 코로나19 백신 시장만 656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글로벌 백신 시장 규모는 확대할 전망이다. 새로운 전염병의 등장과 이에 따른 정부 접종 프로그램 확대, 노인인구 증가 등의 영향이다. 업계는 백신 시장 규모가 올해만 30%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 백신·치료제 지원 가이드북'에 따르면, 2028년 글로벌 백신 시장 규모는 1035억 달러(약134조 34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산업은 당분간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개발 연구가 활발해지며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면역증강제 기술도 주목받는다. 면역증강제는 백신 항원의 효능(면역원성)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성과 접종자의 면역 상태 전반을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 첨가물이다. 예방에서부터 치료까지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면역증강제를 적용한 백신에 대한 연구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면역증강제는 백신 항원의 효능을 증대한다는 장점이 있다. 효능이 증대하며 용량과 생산가도 절감된다. 더 적은 양을 사용하는 덕분이다. 공급량의 일시적 증대 방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급증하는 백신 수요를 맞출 수 있어서다. 백신 보급률을 증대한다는 점에서도 면역증강제 활용은 향후 전염병에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다.
면역이 약한 이들을 위한 백신 개발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영유아, 노인층에 많은 양의 항원을 투여해야 하는 부담을 낮춘다. 면역증강제는 신속한 면역반응도 끌어낸다. 인구 고령화로 중장년층 이상을 위한 대상포진백신, 폐렴구균백신과 같은 첨단 프리미엄 백신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도 면역증강제 개발에 활력을 더하는 요인이다.
백신 면역증강제 종류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알루미늄염이 있다. TLR(Toll-like receptor)작용체·리포좀·사포닌·나노입자 등도 활용한다. 최근에는 작용기전이 다른 두 종류 이상의 면역증강제를 혼합,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혼합제제 관련 연구도 활발하다.
면역증강제 기술 적용 백신 시장은 현재 글로벌 기업 소수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 관련 특허 출원 건수 순위는 미국, 유럽, 일본, 호주, 캐나다 순이다. 기업별로는 면역증강제 전체 특허의 40%를 5개 특허출원인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SK가 관련 특허 보유 1위를 기록했으며, 사노피 아벤티스·와이어스·머크가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관련 제품 수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기업 역시 면역증강제 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엘 팜포(L-pampo)라는 자체 개발 면역증강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다양한 백신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도 갖췄다.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와 예방부터 노인용 독감, 대상포진 치료·예방, 면역항암제, 항암 백신까지 분야를 확장해가고 있다. 차백신연구소 관계자는 “기존 면역증강제보다 효능이 뛰어나며 확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이진은 면역증강제와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갖추고 관련 기술 백신을 개발 중이다. 장에서 발굴한 대장균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한 자체개발물질(dlos)을 핵심으로 하는 면역증강제 CIA05를 만들었다. 면역증강제를 확장 적용하는 면역증강제 플랫폼인 EG-Vac도 마련했다는설명이다. 아이진 관계자는 “알루미늄염, 리포좀 등을 활용해 다양한 혼합 제제 개발까지 확장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의약품연구과는 지난해 12월 말 ‘백신 면역증강제 연구 동향 및 국내 개발 사례’ 관련 자료를 내고 면역증강제 기술의 중요성을 밝혔다. 식약처는 자료에서 “백신 면역증강제 기술은 다양한 백신에 적용할 수 있는 백신 산업의 원천기술”이라 설명하며 “부가가치 증대라는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백신 주권 확립에도 기여하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