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이엠씨, 제논 등 반도체 제조용 희귀가스 상반기 양산
“네온 분리 기술 투자비, 경쟁사 대비 30% 수준”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반도체용 특수가스 전문업체인 티이엠씨(TEMC)가 국산화에 성공한 네온(Ne)과 일산화탄소(CO)에 이어 오는 6월부터 제논(Xe)과 크립톤(Kr)을 양산한다. 기업공개(IPO) 이후에는 또 다른 특수가스인 디보란(B2H6)과 중수소(D2)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고객사 다변화를 이뤄낸 만큼 올해도 전년 대비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원양 티이엠씨 대표는 3일 여의도 63빌딩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티이엠씨는 지난 2015년 설립됐으며 반도체 필수 소재인 엑시머 레이저 가스와 탄소·불소(CF)계열 가스를 국산화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2340억원, 영업이익 431억원을 기록했다.
◇‘소재 국산화’ 필요성 부각으로 실적 성장세
티이엠씨 매출 규모는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이후 공급망 내재화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수가스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산화 필요성이 높아졌다.
유 대표는 “원가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 등 반도체에 요구하는 트렌드가 매년 달라진다. 2019년 이후로는 일본 수출규제와 코로나19 등 여러 이슈가 추가되면서 국산화 요구가 더 강력해졌다”며 “개발 방향과 목표는 명확하다. 국내에서 수급할 수 있는 원재료로 제품을 개발하고 업체들에게 공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티이엠씨는 포스코와 협업해 특수가스를 생산 중이다. 가령 네온은 반도체 노광공정에서 활용되는 엑시머 레이저 가스의 필수 소재인데, 공기 중 0.00182%만 포함된 희귀가스다. 제철소 플랜트에서 네온을 추출하면 티이엠씨가 가공해 거래선에 납품하는 구조다. 네온은 우크라이나 의존도가 높아 지난해 전쟁 발발 이후 공급 부족을 겪었지만, 티이엠씨가 자체 생산하면서 수급난이 완화됐다.
회사는 식각과 이온주입 공정에 활용되는 특수가스인 제논과 크립톤을 6월부터 양산해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한다. 증착 공정용 혼합가스인 디보란도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중수소는 품질 평가가 마무리돼 내달부터 납품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디보란과 중수소는 100% 수입에 의존했지만,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두 제품은 2025년 이후 사용량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아이템”이라며 “디보란은 기술이 변화하면서 수요가 급증했고, 중수소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에도 쓰여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수출 비중 20%로 매출 구조 다변화
티이엠씨는 소재 국산화 필요성 증대와 함께 분석 자동화 시스템과 네온을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기술로 가파른 매출 성장을 예상했다.
유 대표는 “가스나 케미컬 업체는 공정 과정을 항상 분석해야 하는데, 장비가 굉장히 많아 이 프로세스를 하나로 통일하기가 어렵다.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간 오류를 차단했다”며 “2020년과 2021년에 100억원 정도를 투자해 국내에서 유일한 공정 자동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네온 분리 기술에 대해 “다른 업체들은 네온과 헬륨을 액화해 추출하지만 고도화된 기술을 개발해 액화하지 않고 선택적 분리를 할 수 있다”며 “다른 기업들보다 수율은 2~3% 정도 빠질 수 있지만, 투자비는 30% 수준”이라며 원가 경쟁력이 높다고 부연했다.
티이엠씨는 올해 반도체 산업 위축이 예상되지만, 매출 구조를 다변화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1년 특정 업체에 매출이 편중됐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전자 40%, SK하이닉스 40%, 해외 업체 20% 수준으로 포트폴리오가 넓어졌다.
티이엠씨는 4~5일 수요 예측, 10~11일 청약을 진행한 뒤 1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희망가액은 3만2000~3만8000원으로 공모 예정금액은 704억~836억원이다. 회사는 공모 자금을 제품 라인업 확대와 충북 보은 공장 시설 확장에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