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최고금리’ 다가서는 카드론 금리···금리 올라도 수익성은 ‘빨간불’
11월 말 카드론 평균금리 14.84%···전월比 0.92%p↑ 우리카드, 카드론 평균금리 17% 달해 “대출 수요 둔화 및 차주 부실위험 증가···카드사 수익성에 악영향”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카드론 금리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평균 수수료율이 15% 수준에 다다랐다. 일부 카드사는 평균금리가 17%까지 오르면서 법정 최고금리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론 금리가 올랐지만 이자 부담 증가에 따른 대출 수요 둔화 및 부실 확대 우려 등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에는 금리 상승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4.84%로 집계됐다. 카드론 평균금리가 14%를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전월(13.92%)과 비교하면 0.92%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의 금리가 가장 높았다. 지난달 말 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6.99%를 기록했다. 카드사 중 유리하게 17% 수준에 다다르면서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가까운 수준을 나타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내년 사업 환경을 감안해 금리 할인 마케팅을 축소하면서 카드론 금리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며 “아울러 KCB 기준 신용등급 6등급에 해당하는 고객 비중을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중·저신용자 취급을 확대하면서 평균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들도 모두 전월 대비 평균금리가 상승했다. 우리카드 다음으로 삼성카드가 15.97%로 평균금리가 두번째로 높았으며 뒤이어 ▲신한카드 14.68% ▲KB국민카드 14.39% ▲현대카드 13.99% ▲하나카드 13.94% ▲롯데카드 13.92% 순이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카드론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두 차례 단행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자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급등했고 카드론 금리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카드론·현금서비스와 같은 대출 사업과 가맹점 대금 지급 등을 위한 운영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때문에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이는 카드론 등 대출상품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용등급 AA+ 3년물 여전채 발행금리는 5.685%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2.420%)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카드론 금리가 나날이 치솟으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수익이 늘어나기보다는 대출 수요가 둔화될 개연성이 높은데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카드사들이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도 커지는 까닭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리가 높아지면 카드론에 대한 대출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카드론은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되면서 취급 한도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그만큼 부실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적립해야 한다”며 “대출 수요 둔화와 차주 부실 가능성 확대 등으로 카드사들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