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1년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일반약’ 등 매출 증대, 합격점 받을까
올 들어 4952억원 매출, 전년比 11.6%↑···일반약은 1000억원 돌파, 12.8% 성장 전립선비대증藥 ‘카리토포텐’, 시장 반응 양호···송 대표 내년 활약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가 지난해 말 총괄사장으로 회사에 복귀한 지 1년이 지났다. 올해 일반의약품 등 매출 증대를 달성한 송 대표가 내년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는 1967년생이다. 미국 미시건대 경제학 학사와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MBA를 거쳐 국내외 경영컨설팅, 투자회사에서 근무한 그는 2012년 동국제약에 영입돼 2019년까지 전략기획실장으로 재직하며 회사 성장에 기여했던 인물이다. 2019년 에필바이오사이언스 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회사를 떠났다가 지난해 12월 총괄사장으로 동국제약에 복귀했다. 이어 올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로 발탁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송 대표는 지난해 말 영업, 관리 등 경영혁신을 책임지고 수행하라는 임무를 맡고 복귀했다”며 “청담동 신사옥 이전 등 1년간 그가 진행한 업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동국제약 경영 책임자로 송 대표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는 많지 않다. 우선 경영실적을 보면 회사는 올 3분기 누적 연결재무제표 기준, 4952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1.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52억원을 기록하며 17.7% 증가했다. 지난해 5942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6.3% 성장한 실적에 비교하면 올해 송 대표가 달성한 경영실적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지난해 6000억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실패했다면 올해의 경우 실적을 토대로 계산하면 6600억원을 갓 넘는 매출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4월 올해 동국제약 매출을 6535억원대로 예상한 바 있다.
구체적 지표를 분석하면 대부분 개선됐다. 영업이익 증가로 인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11.2%로 지난해에 비해 0.6%포인트 늘었다. 판매관리비율도 지난해 48.4%에서 올해 46.6%로 1.8%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매출원가율은 42.2%로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다. 상장제약사 평균 매출원가율이 50%대 중반이어서 동국제약은 원가율 기준, 상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동국제약 성장률을 감안하면 올해 결과가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6.3% 성장률을 올해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을 17%대로 증가시킨 것은 업계 누구나 인정할 사안”이라며 “단, 그동안 회사 성장률이 15% 전후로 워낙 높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듯한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약 올해 매출을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일반약 판매 증대가 눈에 띈다. 전문의약품이 시장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동국제약은 일반약 비중이 높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형이든 중소형이든 제약사라면 대부분 전문약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동국제약 등 일부 업체는 일반약에 비중을 두고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한다”라며 “지난해 동국이 10%에 미달한 성장률을 기록한 원인 중 하나가 일반약 부진이었다”고 정리했다. 4월 이베스트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국제약 일반약 매출액은 1187억원으로 2020년 1355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환자들의 약국 방문 횟수 감소가 부진의 직접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동국제약은 올해 전립선비대증 배뇨장애 개선제 ‘카리토포텐’과 액상형 마그네슘 복합제 ‘센스온스피드’, 가글형 구내염 치료제 ‘오라센스액’, 인후두염 치료제 ‘트로앤텍스프레이’ 등 4개 일반약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진행했다. 이중 대표품목은 5월 출시한 카리토포텐이다. 독일에서 개발된 이 품목은 대규모 임상연구와 유럽 사용 경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생약성분 치료제다. 전립선 비대에 의한 야뇨와 잔뇨, 빈뇨, 소변량 감소 등 배뇨장애 증상을 개선해 준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국내 시장규모는 5000억원대로 추산된다”며 “각 제품마다 장점이 있지만 전문약은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반약 카리토포텐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카리토포텐은 출시 후 4개월 동안 1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신규 매출을 토대로 동국제약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일반약만 1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상인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동국제약 일반약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2.8%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증권가 분석 등을 종합하면 지난해 부진을 씻고 올해 동국제약 일반약 매출은 2020년 달성한 1355억원 전후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결국 동국제약 복귀 1년을 맞은 송 대표는 전체 수치보다 다소 높은 성장률로 일반약 매출 부진을 떨쳐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오는 2025년 매출 1조원 돌파라는 명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내년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복귀 1년차로 적응에 시간을 소요했다고 하면 내년부터는 안정된 매출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송 대표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지 내년이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