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카카오, MZ세대 겨냥한 ‘숏폼’ 경쟁
"MZ세대, 매출 기여↑"···소비 트렌드 변화 '첨병' 역할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1~2010년생)’를 겨냥해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MZ세대가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이 즐기는 ‘가성비’ 높은 콘텐츠 확대에 나선 것이다.
9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계열사 네이버웹툰은 숏폼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채널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숏폼 콘텐츠를 활용해 시리즈온의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겠단 게 회사의 설명이다 .지난달 말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온’ 숏폼 콘텐츠 제작을 담당할 직원 채용을 시작했다. 숏폼 콘텐츠 기획·제작과 시리즈온 숏폼 채널 운영을 담당하게 될 젊은 직원으로 방송·영화 콘텐츠 및 OTT 사용 경험이 많은 지원자를 찾고 있다.
숏폼은 15~60초의 짧은 영상 콘텐츠로, 글 대신 영상이나 이미지를, 영상 중에서도 짧은 것을 선호하는 특성을 지닌 MZ세대에서 각광받고 있다. 실제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가 발표한 ‘2020 숏폼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10대의 동영상 1회 시청 시간은 평균 15.5분, 20대는 15분으로, 40대 19.6분과 50대 20.9분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9일 ‘가치공동창출(VCC) 마케팅 2022’에서 “숏폼 콘텐츠는 기존의 이미지형 콘텐츠와 롱폼 영상형 콘텐츠가 갖는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절충안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이미지형 콘텐츠는 짧고 강렬한 임팩트를 줄 수 있으나 세세한 내용 전달에 한계를 갖는다. 롱폼 콘텐츠는 많은 내용을 한 콘텐츠 안에 담기 수월하지만 자칫 지루해질 수 있고 제작비용이 비교적 높다. 반면 숏폼 콘텐츠는 각인과 정보전달 효과를 발휘하면서도 제작비용이 합리적이어서 많은 브랜드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 외에 네이버 자체에서도 숏폼 콘텐츠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MZ세대를 공략 중이다. 회사는 지난 10월말 20대 이용자의 관심사, 뉴스 소비 패턴을 반영한 ‘MY뉴스 20대판’을 내놨다. 29세 이하 이용자 대상의 MY뉴스 20대판은 ‘숏폼’과 20대가 최근 많이 소비한 기사 중에서 주요 키워드 형태로 추출한 뉴스를 소개하는 ‘요즘 키워드’ 등으로 구성된다.
경쟁사 카카오도 계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숏폼 콘텐츠 활용을 확대 중이다. 대표적으로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웹툰’은 작품 페이지 등에서 10~15초 분량의 티저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는 지난 9월 앱 전면 개편을 통해 ‘채팅소설’이란 신규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는 등장인물들이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과정 속에서 스토리가 전개되는 형식의 숏폼 콘텐츠다.
여기에 카카오는 이르면 이달 중 카카오톡의 세번째 탭인 ‘뷰’ 안에 숏폼 서비스인 ‘카카오 쇼츠’를 추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처럼 카카오톡 플랫폼 내에서 숏폼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문화대학원 교수는 “콘텐츠 소비 패턴이 TV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전연령대에서 숏폼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며 “특히 M세대는 원하는 콘텐츠라면 얼마든지 돈을 내고 보겠단 특성이 있다. 다른 세대에 비해 구매비용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또 MZ세대는 서비스 제공 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세대라 마케팅 측면에서 테스트베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네이버, 카카오가 추진하는 콘텐츠 IP 전략이 가장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세대가 이들이기도 한 만큼, 사업자들에겐 MZ세대가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