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수요 높아도 취급 여력 없어”···온투업계, 대출잔액 3개월 연속 하락세

11월 말 대출잔액 1.38조···전월比 180조원 이상 감소 투자 수요 감소에 자금조달 여건 악화 “온투업계 투자 활성화 필요···기관투자 허용 시급”

2022-12-07     김희진 기자
온투업계 대출잔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의 대출잔액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 상승세에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온투업을 찾는 대출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온투업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신규 대출을 취급하기가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국내 온투업체 48곳의 11월 말 대출잔액은 1조380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조3991억원)과 비교하면 한달 새 180억원 이상 줄어든 규모다. 지난 8월 1조4131억원에서 9월 1조405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던 대출잔액은 10월과 11월 연달아 1조4000억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온투업계의 대출잔액 규모가 나날이 줄어드는 데에는 투자 수요가 위축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두드러짐에 따라 온투업 투자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다. 투자 위축으로 온투업체가 대출 사업에 운용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대출을 취급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금융위원회가 온투업계와 진행한 현장 간담회에서 온투업체들은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온투업 대출 수요에 비해 대출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기 악화가 지속되면서 온투업권에 대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대출을 새롭게 취급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신규 대출이 줄어드는 반면 기존 대출은 계획대로 상환되면서 잔액에서 제외되다 보니 업계 대출잔액이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온투업체 관계자는 “투자 모집을 진행하더라도 모집이 완료되지 않는 건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제2금융권과 온투업권 간 대출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대출 문의나 수요는 이전보다 오히려 늘었지만 신규 자금 유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 수요에 맞춰 신규 대출을 공급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토로했다.

투자 심리 위축에 따른 자금 조달 여건 악화가 대출잔액 감소의 주요인인 만큼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 통로를 열어줄 수 있는 투자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온투업법상 온투업체들은 은행·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지만 온투업에 투자하는 금융기관 등은 연계투자를 함에 있어서 자사가 속한 업권의 금융업권법을 준수해야 한다. 이 경우 연계투자는 차입자에 대한 대출 또는 신용공여로 간주한다. 금융기관이 대출을 내주려면 여신심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온투법은 온투업체가 특정 금융기관에 개인 신용정보를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온투법과 금융업법이 충돌되고 이로 인해 기관투자가 이뤄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현행 온투법상으로 기관 투자를 허용하고는 있으나 업권법과 온투법이 상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온투업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기관투자 허용은 지난해부터 업계에서 꾸준히 건의해온 사항인 만큼 법적 제반 사항을 해결을 통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