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해도 소용없네”···크래프톤 ‘칼리스토 프로토콜’ 순위 하락
스팀 매출 국내 46위·글로벌 8위’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크래프톤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 매출과 동시접속자 수가 출시 후 PC 플랫폼 ‘스팀’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는 흥행 여부를 판단하기 아직 이르다며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장기흥행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배틀그라운드’ 의존도에서 벗어나고자 글로벌 출시한 신작이다.
5일 크래프톤의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PC 플랫폼 스팀에서 국내 매출 순위 46위를 기록했다. 출시 당일인 지난 3일 1위까지 올랐다가 빠르게 순위가 하락했다.
글로벌과 미국의 스팀 매출 순위도 출시 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글로벌에서 5위를 달성했지만, 현재 8위를 기록중이다. 미국에선 같은 기간 4위에서 10위로 떨어졌다.
◇ 스팀에서 매출·동시접속자 수, 출시 전보다 하락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게임의 흥행 지표 중 하나인 동시접속자 수도 감소했다. 해당 게임은 출시 후 스팀에서 최고 동시접속자 수 1만7418명을 기록했다. 이틀 후인 3일 1만4395명, 4일 1만2523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5일 오전 기준으로 8800여명까지 줄며 최고 동시접속자 수 대비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초반에 지적된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음에도 핵심 지표인 매출과 동시 접속자 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PC 버전에서 화면 끊김과 스터터링(프레임 하락) 현상으로 ‘대체로 부정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에 개발진은 출시 다음날인 지난 3일 긴급 패치를 통해 해당 문제를 개선했다. 개발사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는 공지를 통해 “추가 최적화를 위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1만2800여 개의 리뷰 중 ‘긍정적’으로 평가한 유저는 약 55%에 해당하며, 나머지 45%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PC 버전뿐 아니라 콘솔 플랫폼 간에도 성능에서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콘솔 플랫폼 중 엑스박스 시리즈에서 사실적인 빛 표현을 지원하는 기술인 레이트레이싱(Ray Tracing) 반사 옵션 및 고해상도 성능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데 이 때문에 엑스박스에서 어두운 조명에서 거울에 반사된 캐릭터가 보이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개발팀에서 PC나 콘솔을 이용하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고 있다”며 “다른 게임들도 출시된 이후에도 수정할 부분들이 생기기 때문에 지속해서 업데이트하면서 패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호러 게임 명작 ‘데드 스페이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글렌 스코필드가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됐다. 그러나 게임 공개 이후 오히려 데드 스페이스와 비교됐다.
콘텐츠 평점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집계한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메타스코어는 76점으로 집계됐다. 메타스코어는 전문가 및 매체들이 평가에 참여하며 흥행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된다. 데드스페이스는 86점을 받은 바 있다.
그래픽과 타격감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반복되는 전투로 스토리에 몰입하기 힘들다는 평가도 있다. 비평가 리뷰 중엔 “중간에 전투가 너무 많아서 공포스런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다”, “이야기가 진부하다”, “처음과 마지막 전투가 동일하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눈에 띈다. 반면 긍정적인 평가로 “오디오와 그래픽에서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다”는 반응 등이 있다.
◇ 장기흥행 하려면···“추가 콘텐츠·패치 중요”
크래프톤은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흥행에 집중하고 있다. 실적 개선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PC와 모바일 게임을 출시해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평가다. 크래프톤의 지난 3분기 매출은 4338억원, 영업이익은 140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 28.2% 감소한 수치다.
기존 게임들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거나 서비스 종료를 앞뒀다. 크래프톤은 최근 PC게임 ‘엘리온’의 서비스를 종료를 발표했다. 지난 6월에도 ‘테라’의 서비스를 접은 바 있다. 지난해 출시한 ‘뉴스테이트 모바일’과 지난 9월 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문브레이커’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크래프톤은 차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부터 서구권 시장을 노린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흥행을 잇는 차기작으로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선보였다. 해당 게임의 흥행 여부에 따라 향후 크래프톤의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해당 게임이 콘솔 플랫폼도 지원하는만큼 PC 플랫폼인 스팀 지표만 보고 흥행 여부를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분석이다. 플레이스테이션(PS) 스토어에서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매출 3위를 기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초기 지표는 견조하게 잘 나오고 있다”며 “문제는 흥행세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에 따라서 연간 판매량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장기 흥행을 위해서는 추가 다운로드 패키지를 빠르게 내놓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PS5에 맞춰 개발했지만 모든 플랫폼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게임 관련 지표들을 서드파티 웹사이트에서 집계한 것들이기 때문에 수치를 더 살펴봐야할 것 같다. 아직까지 흥행 여부를 말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