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에 밀린 이마트24, 앱 개편 도움될까

이마트24, 자체 앱 개편···사용자 경험 강화 후발주자로서 차별성 내세워···통할지는 지켜봐야

2022-11-28     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편의점 업계가 CU·GS25·세븐일레븐 등 3강 구도로 굳혀진 상황에서 이마트24가 다양한 시도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마트24는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없었던 TV, 전기자동차 등은 물론 이종업계와 협업한 매장을 열며 고객 모으기에 한창이다. 자체 앱까지 개편하며 이마트24는 차별화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전략이 통할지에는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28일 이마트24는 업계 최초 게임 요소를 활용한 자체 모바일앱 ‘E-verse(Emart24+Universe)’를 오픈했다. 기존 이마트24 앱은 경쟁사와 동일하게 자사 제품 판매에만 치중돼 있었던 반면, 새 앱은 고객들이 앱에서 게임을 하면서 이마트24를 연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마트24 E-verse 앱 중 일부. / 사진=이마트24 앱 캡처

이마트24는 ▲게임을 통한 마케팅, 각인 효과 ▲앱 전체가 하나의 가상공간으로 느껴지는 사용자 환경, 경험 구현 ▲NFT를 활용한 멤버십 확장성 등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이마트24는 이프레쏘 원두커피 만들기, 이마트24 상품 다른 그림 찾기 등 게임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마트24 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마트24는 게임을 통해 획득한 점수, 경험치, 골드, 루비 등을 이마트24 앱 내 쿠폰상점에서 쿠폰으로 교환하거나 오프라인 점포에서 일정 금액 이상 결제시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24는 모바일앱 개편으로 기존 마케팅 수단으로 제공하던 쿠폰을 게임 리워드 형식으로 제공하는 시도가 젊은 층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주류특화매장이 편의점 주류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듯이 이번 모바일앱이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모바일앱이 일상이 됐을 때 또 다른 혁신으로 판을 바꿔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편의점 업계가 빅3(CU·GS25·세븐일레븐)로 굳혀진 상황이라 이마트24가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마트24 실적 및 점포수 추이. / 자료=이마트IR, 표=김은실 디자이너

일단 이마트24는 사업 전개 9년 만에 흑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마트24는 올 3분기 매출 5636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24의 1~3분기 누적 실적으로 보면, 이마트24의 매출은 1조5838억원, 영업이익 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4000만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무려 2만3900%에 달하는 신장세다.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이마트24는 편의점 후발주자로서 시장 지배력이 약하다. CU와 GS25가 지난해 말 기준 점포수 1만5000여개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이마트24는 올 3분기 말 기준 6289개를 보유하고 있다. CU와 GS25의 절반도 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편의점 사업이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구조인 만큼 이마트24는 경쟁사 대비 많이 뒤처지는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는 후발주자를 감안해도 경쟁사 대비 많이 뒤처지는 상황”이라며 “점포, 상품 등으로 차별점을 두고는 있지만 빅4 체제로 굳히기에는 이마트24가 아직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간 이마트24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17년 사명을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바꾸면서 최근 5년 간 대형마트와 또 다른 형태의 오프라인 전략 사업으로 육성해왔다. 다른 편의점과 달리 이마트24는 일명 3무(無) 정책(24시간 영업·로열티·중도 위약금)이라는 차별화된 수익구조까지 도입했다. 그러나 후발주자로서 이마트24의 부족한 점포수는 성장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마트24는 모회사 이마트가 지난 2020년 2월 3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후 특별한 자금 수혈이 없었다. 이마트는 그간 이마트24에 총 2980억5000만원을 투여했고, 이마트24 자체적으로도 사모사채 등을 발행해 2200억원을 조달했다. 이로써 이마트24는 자체적은 투자 능력을 키워야하는 것이 과제로 남겨졌다.

일단 이마트24는 특화매장, 이색적인 서비스, 상품 등으로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체 매장 중 와인 등 주류 특화매장 등을 내세우고 디지털 전환으로 온·오프라인 역량 강화로 내실 강화에 힘쓰겠다는 의지다. 궁극적으로 경쟁사 브랜드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간판교체까지 유도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이 역시 다른 편의점들도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편의점이 포화상태라고는 하지만 신도시 개발이나 구멍가게 등 편의점이 입점할 수 있는 여건이 남아있다”며 “후발주자다보니 경쟁사 대비 점포수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매장 확대에 나서면서 이색적인 서비스, 상품 등으로 차별화를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