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와 ‘위무력증藥’, ‘NASH藥’으로 글로벌 진출할까

렉라자 단독요법 임상 종료, 내달 결과 발표···병용요법 임상은 내년 공개 전망 유한양행, 내년 2차→1차 치료제 변경 추진···위무력증 치료제 ‘YH12852’, 미국서 임상 2a상 진행 

2022-11-11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유한양행이 ‘렉라자’와 ‘YH12852’, ‘YH25724’ 등 3개 신약후보물질로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고 있어 향후 시장 진출 여부가 주목된다. 이중 렉라자는 임상 3상 결과가 단계적으로 발표될 예정이어서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사용하는 치료제다. 렉라자는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에서 31번째 개발된 신약으로 허가 받았다. 이같은 국내 상황과 별도로 유한양행은 글로벌 임상 3상을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최근 종료된 단독요법 임상 3상에서 일차 평가변수인 PFS(무진행 생존기간) 분석 결과, 렉라자가 이레사에 비해 질병 진행 혹은 사망 위험을 55% 감소시킨 개선을 확인했다고 유한양행은 지난 달 공시한 바 있다.

이어 다음 달 ‘유럽종양학회 아시아’에서 렉라자의 단독요법 임상 3상 구체적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유한양행이 공시에서 제외했던 임상 3상 평가 지표인 약물 복용 후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반응을 보는 객관적 반응률(ORR)과 전체 생존 기간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특히 2차 치료제로 허가 받아 현재 판매 중인 렉라자가 향후 1차 치료제로 인정받느냐가 이번 발표의 핵심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로 투약 받았던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약제를 2차 치료제로 이해하면 된다”며 “전체 시장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 1차 치료제와 2차 치료제는 매출에 있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폐암 치료제 시장은 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은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에서 2차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변경하고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을 경우 매출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유한양행은 내년 상반기 렉라자의 1차 치료제 허가를 정식 신청할 예정이다.  

이어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기술 이전 받은 ‘얀센’이 진행하는 병용요법 임상 3상 결과가 도출되는 내년 그 결과를 공개할 전망이다. 병용요법 임상은 4개인데 이중 2024년 상반기 공개가 예상되는 ‘MARIPOSA’ 임상을 제외한 ‘CHRYSALIS-2’와 ‘MARIPOSA-2’ 1차 연구 결과가 내년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임상 3상 결과 도출 예상 시점을 근거로 얀센이 2023년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렉라자 시판허가를 신청하면 2024년 하반기 늦어도 2025년 초에는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며 “렉라자 관련 연구가 지난 2015년 시작됐으므로 예정대로라면 10년 만에 결과를 얻게 되는 셈”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하지만 글로벌 임상 3상의 구체적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되기에 앞서 성급한 전망은 금물이라는 업계 지적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 수출했으며 임상 등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맞다”며 “12월부터 내년까지 이어지는 임상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준비하는 또 다른 신약후보물질은 ‘위무력증’ 치료제 YH12852다. 위무력증은 위배출이 지연돼 심한 속쓰림과 메스꺼움, 구토 및 팽만감을 유발하는 만성 위운동 장애다. 지난 2020년 8월 프로세사 파마슈티컬즈에 기술 수출한 YH12852는 올 4월 미국에서 임상 2a상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르면 연말 탑라인 데이터가 나올 가능성이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위무력증 환자가 수백만명대로 집계돼 유한양행은 YH12852 타깃 중 하나를 미국으로 설정한 상태로 파악된다. YH12852 관련 연구는 지난 2009년부터 진행됐다. 

아울러 유한양행이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신약 프로젝트는 NASH(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다. 현재 임상 1상을 유럽에서 진행 중인 YH25724는 지난 2019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바 있다. 회사측은 오는 2026년 기준, NASH 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를 30조원으로 예상하고 임상시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가는 유한양행이 렉라자 글로벌 단독요법 임상 3상에 연간 400억원 규모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분석한다. 유한양행도 일정 부분 인정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단독요법 임상이 최근 종료돼 연구개발비용에 숨통을 틀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382억원에 이어 2020년 2195억원, 2021년 1783억원을 연구개발에 집행했다. 이어 올 상반기에는 836억원을 투자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19년 9.3%, 2020년 13.6%, 2021년 10.6%, 올 상반기 9.4%를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예정대로 병용요법 임상 결과가 도출돼 미 FDA에 렉라자 시판허가를 신청할 경우 유한양행에 긍정적 요소는 얀센이 실무절차를 진행한다는 점”이라며 “12월부터 발표가 예상되는 렉라자 단독요법과 병용요법 임상 결과를 업계가 주목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