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 위기에 ‘리튬·수소보국’ 정신으로 재무장

세계 주요국 방어적 경제 정책에 내년 상반기까지 철강 시황 부진 리튬, 아르헨티나서 시작해 포스코케미칼로 이어지는 탄탄한 라인 구축 수소, 제철 공정서 발생하는 탄소 활용해 생산···2050년 500만톤 목표

2022-11-13     유호승 기자
포스코가 광권을 인수한 아르헨티나 염호 모습.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로 인해 50여년간 지탱해온 기업정신인 ‘제철보국(철강 생산으로 국가를 이롭게 함)’에 변화가 감지된다. 신사업으로 점찍은 리튬과 수소를 중심으로 한 ‘리튬·수소보국’으로 기업정신을 재무장 하는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 포스코의 실적은 크게 줄었다. 철강 시황부진에 태풍 피해까지 겹친 탓이다. 시장에선 세계 주요 국가들이 방어적인 경제 정책을 펴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철강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등에 활용되는 이차전지 시장에 슈퍼 사이클이 도래해 포스코는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리튬과 니켈 등 핵심 원자재 발굴·개발에 투자해 ‘광물-원료-소재’로 이어지는 배터리 생태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의 핵심은 양극재와 음극재다. 리튬과 니켈은 이들 소재를 생산하는데 가장 중요한 원자재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등 배터리의 높은 성장세가 유지되면서 포스코에 리튬보국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배터리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어 추가 투자로 리튬 생산량을 더욱 늘릴 방침”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물 1ℓ당 무기염류량이 500mg이상인 호수)에서 탄산리튬을 만들고, 이를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한 후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공급하는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이 생산라인이 완성되면 2030년까지 리튬의 생산량은 연간 30만톤(t)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 전남 광양제철소의 수소 생산설비. / 사진=포스코

수소 역시 리튬과 함께 미래 포스코를 지탱한 한 축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수소와 관련된 에너지 전환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대명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배출 없는 제철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철강 생산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수소로 변화시키는 것이 포인트다.

현재 철강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소로 연간 3500톤, LNG(액화천연가스) 등을 활용해 7000톤 등 포스코는 연간 1만톤 안팎의 수소를 생산 중이다. 이를 기술개발을 통해 ▲2025년 7만톤 ▲2030년 50만톤 ▲2040년 200만톤 ▲2050년 500만톤 등으로 늘릴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배터리소재와 수소 등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철강 부문의 손해를 상쇄시키고 있다”며 “두 사업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한 추가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