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대형 전기 SUV ‘EX90’ 최초 공개···EV9·폴스타3와 맞대결
1회 충전시 600㎞ 주행 가능···레이더·라이다 통해 차량 내외부 감지 기능 강화 볼보코리아 전기차 시대 선봉장 역할···올해 전기차 판매 600여대로 선두그룹에 뒤처져 내년 대형 전기 SUV 대거 출시되며 경쟁모델 늘어···가격·브랜드 인지도 승패 가를듯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볼보자동차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90’을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전기차 전환에 나선다. 특히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한국에서 EX90을 공개하면서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9일(현지시각) 볼보차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EX90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EX90은 운전자는 물론, 주변 환경까지 감지하는 첨단기술을 탑재해 안전을 중시하는 볼보의 철학을 그대로 유지했다.
8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16개 초음파 센서 및 라이다(LiDAR) 등 센서들과 엔비디아 드라이브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360도 차량을 감시해 탑승자를 보호한다. 라이더는 낮과 밤 상관없이 고속 주행에서도 전방 250m에 있는 보행자와 120m에 있는 작은 물체까지 감지할 수 있다. 또 차선 변경을 지원하는 조향 지원 기술을 새로 추가해 주행 보조 기능을 한층 개선했다.
실내에는 특수센서와 카메라로 운전자 시선 집중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탑재했다. 운전자의 주의 산만이나 졸음 운전과 같은 상황이 감지되면 단계별로 주의를 주거나 경고를 하고, 이후에도 반응이 없을 경우 도로 옆에 정차한 뒤 비상등을 켜 도움을 요청한다.
전기차답게 주행거리 개선도 신경 썼다. 우선 바람에 대한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공기역학계수 0.29Cd를 달성했다. 파워트레인은 111kWh 배터리와 2개의 전기 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517마력, 최대토크 910Nm의 힘을 발휘한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최대 600㎞(유럽 WLTP 기준)으로 30분 내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양방향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를 추가 에너지 공급 장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볼보차코리아는 EX90을 아시아에선 한국서 최초 공개한다고 밝히며, 한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아직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대형 전기 SUV 차량이 많지 않은 만큼 볼보는 EX90을 통해 시장 선점 효과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볼보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 4위 자리를 차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에선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볼보는 작년부터 디젤모델 판매를 중단하고 전 모델 전동화 전환을 시작하면서 수입차 업체 중 빠르게 친환경 시대를 열었으나, 전기차 시장에선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볼보 전기차 판매는 622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BMW는 2973대, 메르세데스-벤츠 2664대, 아우디 1211대, 포르쉐 1015대를 판매했다.
특히 최근 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경쟁 브랜드에서 빠르게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볼보도 전기차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신차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벤츠는 올해 EQS·EQE를, BMW는 iX·iX3·i4·i7, 아우디는 Q4 e-트론, 폴크스바겐은 iD.4를 각각 출시하며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볼보는 올해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를 출시하며 전기차 2000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으나, 반도체 대란에 따른 공급 문제와 경쟁 모델 출시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부진했다.
또 같은 지리그룹 계열사인 폴스타가 올해 2195대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위협적이다. 특히 내년 출시를 앞둔 폴스타3의 경우 대형 SUV로 EX90과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및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년 기아도 대형 SUV ‘EV9’을 국내 출시할 예정이라, 경쟁모델이 늘어나 판매 확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