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도대체 언제 타요?“···GTX별 개통 시기는

A노선 2024년 목표···‘운정~서울·수서~동탄’ 분리 운영, 반쪽 짜리 개통 지적도 B노선, 사업자 선정부터 ‘삐걱’ ···C노선, 지역 민원에 개통 일정 밀려

2022-11-10     길해성 기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조기 착공·개통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GTX는 수도권 핵심 교통망으로 꼽힌다.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까지의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각 노선마다 변수가 많아 계획된 일정대로 개통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先)교통·후(後)개발’, 윤석열 대통령 GTX 조기 개통 특명 

GTX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내내 강조한 교통망이다. 취임 이후엔 원희룡 국토부교통부 장관에게 GTX 조기 개통 ‘특명’을 내렸다. 이에 원 장관은 “GTX-A의 개통을 2024년 6월 예정보다 앞당기고 모든 조치를 총동원해서라도 이번 정부 내 B·C 노선을 착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택 공급 역시 ‘선(先)교통·후(後)개발’ 기조 아래 진행하겠다고 공언할 만큼 교통망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는 현재 GTX-A노선의 개통 시점을 2024년, B노선 2030년, C노선 2028년을 목표로 잡고 있다.

GTX가 개통되면 수도권 주민들은 장시간 걸리는 ‘출퇴근 교통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음은 물론 노선 수혜를 입는 지역은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원 장관 또한 차기 대권을 향한 자산을 쌓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선 GTX 적기 개통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변수가 많아서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A노선, 삼성복합환승센터 건립 지연에 반쪽 짜리 개통 불가피 

A노선은 GTX 3개 노선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파주 운정에서 서울역, 삼성역, 성남, 용인을 거쳐 화성시 동탄으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2024년 상반기 이전 조기 개통을 공언했다.

하지만 반쪽 짜리 개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 노선 개통이 아닌 수서~동탄 구간만 부분 개통되기 때문이다. 부분 개통이 이뤄지는 건 중간역인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개통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삼성역 복합환승센터는 아직 착공 계획조차 잡혀 있지 않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준공 시기가 2028년 4월로 잡혀있다. A노선 개통 일정과 비교해도 3~4년 이상 지체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A노선은 2024년에 개통되더라도 당분간은 운정~서울, 수서~동탄으로 분리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수서~동탄 구간의 경우 2023년 말이면 선로와 역사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2024년 상반기부터 개통된다. 운정역~서울역 구간은 공정관리를 진행해 2024년 안에 순차적으로 개통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다만 분리 개통의 경우 전동차 수리를 맡을 임시 차량정비기지를 건설해야 한다. 건설을 위해 설계, 인허가, 정부 예산 편성 등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개통 일정은 2024년 말로 밀릴 수 있다. 여기에 기재부 협의나 다른 절차, 공사 등에서 시간이 더 걸리면 2025년을 넘어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열차를 세우지 않고 삼성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대안도 거론되지만 계획대로라면 2025년 말에나 가능하다. 다만 이마저도 지하철도 시설을 완료하고, 열차 통과를 위한 안전성 검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는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B노선 사업자 선정 지연···2030년 개통 전망 어두워

B노선은 인천 송도역~용산역~상봉역~남양주 마석역 구간을 잇는 노선이다. 2024년 상반기 착공, 2030년 개통이 목표다. 국토부는 지난달 7일 B노선의 민자·재정구간을 오는 2024년 상반기 동시에 조기 착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의 민자사업 구간은 인천대입구~용산 구간과 상봉~마석 구간 등 62.8㎞, 재정사업 구간은 용산~상봉 구간 19.9㎞이다.

앞서 B노선은 재정구간 4개 공구 중 1~3공구에 대한 경쟁입찰이 3차례나 유찰되면서 사업 추진에 가속이 붙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B노선 사업을 앞당기기 위해 계약방식을 수의계약으로 변경했다. 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착공 시기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선 2024년 4월 총선 전에 어떻게든 착공은 하겠지만 2030년 개통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기술형 입찰의 장점이 사라지면서 수의계약 과정에서 사업성 확보를 위해 노선이나 공정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술형 입찰은 정해진 금액 안에서 가장 좋은 설계와 공사 계획을 제출한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인 반면 수의계약은 업체와 공단이 협의를 거쳐 노선을 확정한다. 경쟁사가 없는 상태에서 사업 속도를 높여야 하는 공단이 불리한 입장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고 당초 이 사업의 수익성이 낮게 평가받았던 만큼 시공사의 입김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C노선 곳곳 지역 민원, 2028년 개통 불투명  

C노선은 양주 덕정에서 삼성역을 지나 수원을 잇는 노선이다. 이곳은 현재 잡음이 가장 많다. 지역 민원 때문에 개통 일정이 2026년에서 2027년으로 최근엔 2028년으로 계속 미뤄진 상태다.

가장 큰 변수는 은마아파트 주민들과 갈등이다. C노선은 삼성역~양재역 구간에서 은마아파트를 끼고 직각으로 꺾이는 형태로 계획됐다. 은마아파트 지하 40~50m를 관통하게 된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에선 안정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아파트가 지난 1970년에 지어졌고 과거 부지가 늪지대였다는 점을 들어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결국 국토부는 사업자 측에 은마아파트를 우회하는 새로운 노선안을 검토해 제출할 것을 권고했고, 현대건설은 지난 9월 은마아파트 우회노선 검토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다만 노선을 바꿀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반발이 있을 수 있어 불확실성을 큰 상황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창동역~도봉산역 구간이다. 쟁점은 ‘지하화’다. 당초 C노선은 서울 전 구간이 지하화로 계획됐다. 하지만 국토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앞두고 도봉구간을 지상 건설로 변경하면서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후 도봉구와 지역 주민들이 반발해 지난 2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고 감사가 진행 중이다. 이후 실시협약 협상 등 후속 절차도 사실상 중단되면서 사업이 멈춰있다. 또 국개발연구원에서 도봉구간 지상·지하를 포함해 민자적격성 조사를 검토 중이다. 결과는 내년 초 나올 예정이다.

다만 국토부는 공익감사나 민자적격성 결과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감사원이 사업에 관한 권한이 없는 데다 지상과 지하 모두 나름의 적격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국토부의 판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토부는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실시설계를 지상과 지하로 나눠 동시에 추진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투트랙 설계를 진행할 때 6개월 이상 시간이 더 걸리는 데다 비용과 지자체 협의 등이 필요해 사업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 또 도봉구가 진행 추이에 따라 주민들과 실력행사는 물론 서울시와 함께 소송 등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혀 진통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