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60만원 돌파할까···MSCI & KOSPI200 유동비율 확대 ‘부스터’

MSCI·KOSPI200 유동비율 10%→15% 변경 유력···패시브 자금 수천억원 유입 전망 계속되는 外人 매수세에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상장 이후 최고가 행진

2022-11-07     이승용 기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반기 리뷰와 한국거래소의 코스피200지수 정기 변경을 앞두고 LG에너지솔루션이 수급상 최대 수혜 종목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월 상장한 이후 MSCI지수와 코스피200지수에 조기편입됐지만 유동주식 수가 지나치게 적어 각 지수별 추종하는 자금 가운데 일부만 유입됐다. 하지만 상장 후 6개월 동안 묶였던 보호예수 물량이 지난 7월 대거 풀리면서 유동주식 비율이 늘어났기에 이번 지수변경을 통해 각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대거 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LG에너지솔루션, MSCI 유동비율 확대로 수급 '탄력'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1일 발표 예정인 MSCI 반기 리뷰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수급상 최대 이득을 얻을 종목으로 분석된다.

MSCI 주가지수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흐름을 추종하기 위해 MSCI에서 만든 글로벌 주가지수로 글로벌 패시브 펀드 자금의 지침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는 MSCI에서 신흥국시장(EM)으로 분류됐는데 MSCI EM(신흥국)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약 2조달러로 추정된다.

MSCI는 매년 5월과 11월에 반기 리뷰를, 2월과 8월에 분기 리뷰를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리뷰마다 지수에 포함되는 종목별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리밸런싱을 진행한다. 이달 11일 발표되는 반기 리뷰는 12월 1일부터 MSCI 지수에 적용될 예정이며 MSCI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은 그 직전인 11월말 장마감 전후로 리밸런싱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MSCI 지수에 편입되면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지수에서 편출되면 주가가 하락한다. 하지만 이번 MSCI 반기 리뷰의 최대 이벤트는 특정 종목의 지수 편출입이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의 유동비율 확대 적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동비율은 전략적 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비중을 뜻한다. MSCI는 개인, 투자펀드, 뮤추얼펀드, 단위 신탁, 증권 브로커, 연기금, 보험사, 사회보장기금 등을 유동비율로 분류하고 정부(국민연금 제외), 기업(자사주 포함), 은행, 대표이사 및 이사회, 종업원, 사모펀드 & 벤처캐피탈, 보호예수기간 기관투자가 보유주식 등을 비유동물량으로 분류하고 있다.

MSCI는 종목별 유동시가총액을 전체 지수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로 지수 내 개별종목 비중을 정한다. 시가총액이 크더라도 전체 주식 가운데 유동주식 비중이 낮으면 지수에 편입되는 비중이 시가총액 대비 줄어드는 구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월 27일 코스피에 상장했고 MSCI는 다음달 새벽 LG에너지솔루션을 MSCI지수에 조기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2월 14일 MSCI지수에 편입됐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유동비율이 적어 그동안 지수편입에 따른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과정에서 공모물량을 최소화했고 대다수 기관투자자들이 보호예수를 6개월동안 설정했기에 유동물량이 극히 적었기 때문이다.

상장 후 15일, 1개월, 3개월마다 추가로 풀렸던 유동주식 비율은 전체 발행주식의 1.57%에 불과했다. 이에 MSCI 역시 지난 8월 분기리뷰에서 LG에너지솔루션 유동주식 비율을 9%에서 10%로 1%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 7월 27일 상장 후 전체 지분의 4.26%에 해당하는 6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면서 LG에너지솔루션 유동주식 비율은 급격히 높아졌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반기 리뷰에서 MSCI가 산정하는 LG에너지솔루션 유동비율이 기존 10%에서 15%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유동비율 5%p 상향 조정에 따라 약 3422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거래대금 대비 상당한 규모”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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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SPI200도 유동비율 확대···60만원 고지 돌파?

MSCI지수 뿐만 아니라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OSPI200지수 역시 개별 종목의 지수반영주식수에 유동비율을 곱하여 산출한다.

KOSPI200지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번 정기변경을 하는데 지난달 말 종가를 기준으로 이달 하순 KOSPI200지수 정기변경 결과가 발표된다. 발표된 정기변경 결과는 다음달 9일부터 적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11월 하순에 발표되는 KOSPI200지수에서도 적용되는 유동비율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재원 키움투자증권 연구원은 “KOSPI200 지수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유동주식 비율이 10%에서 15%로 상향 조정되고 KOSPI 200 내 비중이 약 0.62%P 상승할 것”이라며 “약 3874억원가량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KOSPI200의 정기변경으로 편출입되는 종목은 2종목에 그치며 영향이 극히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오히려 LG에너지솔루션의 유동비율 상향조정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ETF뿐만 아니라 인덱스펀드와 KOSPI200을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연기금 역시 유동주식 비중 상향조정에 따른 리밸런싱에 동참해야 하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일시적인 매수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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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와 KOSPI200 지수변경 발표를 앞두고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4일 41만5000원이었던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고 한달 뒤인 지난 4일에는 59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은 전거래일 대비 5000원(0.84%) 하락한 58만7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숨고르기를 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외국인들이다. 외국인들이 지난달 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순매수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은 무려 6854억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의 LG에너지솔루션 집중매수는 MSCI 등 주요지수 편입시 수급상 변화를 사전에 예상한 투자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