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조’ 네옴시티에 원전 프로젝트까지···사우디 수혜주 찾아라
사우디 네옴시티 발주 본격화···정부 팀 꾸려 수주전 나서 관련 건설주 및 인프라주 수주 기대감에 급등세 원전과 엔터테인먼트 업종도 사우디 수혜 기대감 부각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대규모 개발 사업에 나서면서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 도시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의 경우 700조원 규모라는 점에서 수주 시 실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까닭이다. 사우디에서 수주에 성공한 종목들 위주로 테마가 형성되고 있는 한편 수주 실패 리스크가 있다는 측면에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700조원 개발 사업 수주 혜택 볼까···네옴시티 관련주 들썩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사우디 개발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사우디가 개발사업 발주를 곧 본격화할 예정인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내 기업들이 이달 중 사우디에 방문해 적극적인 수주전에 나설 계획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이미 네옴시티 관련주들이 테마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의 실질적 지배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탈석유’ 경제 전환을 위해 계획한 친환경 스마트도시 건설 사업이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타북주 일대에 서울시의 약 44배 크기로 조성되며 크게 직선형 수직도시 ‘더 라인’,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대규모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로 구획된다.
네옴시티는 사업비만 5000억달러(712조원)로 국내 기업들이 수주에 성공할 시 실적 증대 기대감이 크다. 주로 건설주들이 수혜주로 분류되는데 대표적인 종목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다. 이들은 이미 올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더 라인의 1조3000억원 규모 터널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대한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빌딩과 주택, 플랜트 등 다양한 수주가 가능해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내 PM(건설사업관리) 업체 한미글로벌도 지난해 6월 더 라인의 특별 총괄 프로그램 관리 용역 사업을 수주하며 테마로 분류됐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세아그룹의 계열사 세아특수강, 사우디 투자부와 투자협약을 맺고 초고압 케이블 공장 건설에 나서는 대한전선 등도 테마로 꼽히고 있다.
이들 종목은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미글로벌의 경우 지난 8월만 하더라도 1만1000원대에서 거래됐지만 이달 1일 장중 4만5200원까지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전선은 지난달 13일 대비 30% 넘게 주가가 상승했고 세아특수강도 지난 9월 말 이후 50%에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부동산 시장 악화에 고전하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역시 이날 주가가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 원자력과 엔터테인먼트도 사우디 투자 수혜 업종으로 눈길
원자력발전 관련주도 사우디 테마로 분류되며 주목받고 있다. 사우디는 현재 1.4GW 규모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12조원 수준으로 정부 차원에서 사우디의 원전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는 원자력을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었다.
원자력 수혜주로는 대표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꼽히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및 발전기자재 전문기업으로 최근 폴란드 원전 수출 수혜주로도 꼽힌 바 있다. 원자력발전소 설계 기업인 한전기술과 발·송전 설비 정비 전문회사인 한전KPS 등도 원전 사업의 수혜주로 분류된다.
주가 역시 반응하고 있는데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8월 말 2만3000원에서 지난달 13일 1만450원으로 급락했다가 이날 20%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한전기술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다가 이날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전KPS 주가도 이날 10%대로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이는 폴란드 원전 수주 호재에 따른 상승 흐름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엔터테인먼트 업종도 사우디 관련 수혜업종으로 평가된다. 사우디는 최근 한국 대중문화 업계와 연이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K-컬처와 관련해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주로는 네옴시티 수주팀에 속한 에스엠, 사우디 문화부와 문화적 교류와 협업 강화를 위한 협정서를 체결한 CJ ENM 등이 꼽히고 있다.
일각에선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사우디의 자본력과 투자를 고려하면 수주 기대감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수주 규모가 작거나 실패할 경우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실질적인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업인지 아닌지를 가려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