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인수 철회 LG생건, 현금 어떻게 활용할까
LG생건, 올 3분기 영업익 전년 대비 45%가량 감소 현금성 자산 5230억원 보유···추가 M&A 나설 가능성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조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LG생활건강은 무려 17년 연속 매출·영업익이 성장하며 일명 ‘차석용 매직’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뷰티 부문에서는 중국 봉쇄 여파로 위기를 맞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로 수익성 유지를 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은 보유한 현금성 자산으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1조8703억원, 영업이익은 44.5% 감소한 1901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부터 차석용 매직이 끊겼다. 지난해 4분기 LG생활건강 매출은 2조231억원, 영업이익은 2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5.9% 감소했다. 이로써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부터 66분기 연속 이어오던 영업이익 증가 기록이 멈춰서게 됐다.
그간 LG생활건강의 분기별 실적을 보면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 하락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1분기 3706억원이었던 LG생활건강 영업이익은 4분기 2410억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 영업이익은 1756억원대까지 하락했다. 지난 2분기 LG생활건강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까지 회복했지만 다시 3분기 1901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초 시작된 중국 봉쇄 정책이 3분기에도 지속되며 중국 경제 전반의 침체로 이어졌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기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등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됐다”고 밝혔다.
다만 LG생활건강은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강화해왔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에도 식음료, 북미시장 진출 등 영향으로 꾸준히 성과를 내며 현금성 자산을 올 상반기 기준 523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상반기(3436억원) 대비 52.2% 증가한 수준이다.
유통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이 보유한 현금으로 유업계 또는 식음료 기업을 M&A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앞서 LG생활건강은 범 롯데가 푸르밀 인수를 타진했지만 사업상 시너지가 없다는 판단에서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탄산음료(코카콜라)·주스(미닛메이드)·커피(조지아)·음료(파워에이드)·생수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이번 3분기 실적에서도 LG생활건강의 오휘, CNP와 같은 뷰티사업과 오랄케어, 헤어·바디케어 등 홈·데일리뷰티 사업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 감소를 보였다. 반면 LG생활건강 음료 사업 3분기 매출은 4939억원, 영업이익은 6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 4.9% 성장했다.
LG생활건강 측은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등이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원부자재 단가 상승 등 비용 부담에도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차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뒤 28건에 달하는 M&A를 추진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코카콜라음료, 해태에이치티비, 더페이스샵, CNP코스메틱, 태극제약, 긴자스테파니, 유에이본 등이다. 올해도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미국 기초·색조 화장품 제조 및 유통 기업인 더크렘샵을 인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한 분야에만 몰두하지 않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기업”이라며 “생활용품이나 음료사업에서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인수하는데 주력해 뷰티 의존도를 낮추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추가적인 M&A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