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왜] 美·中이 손잡으면 삼성·LG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산업들 한국 효자산업들과 일치 미국이 중국기업들과 적극 협력 나서면 한국기업 타격 불가피

2022-10-23     엄민우 기자
/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자국이익 우선주의가 강조되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기업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우리 기업들에게 주는 나비효과가 상당한데요.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이 한국경제에 주는 영향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 미국은 중국과 관련된 제품은 물론, 원자재까지 사실상 모두 배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은 물론, 미국에서 생산하는 제품들도 예외는 아닌데요. 최근 논란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 제품이나 원자재를 배제하면, 중국과 비슷한 제품군을 만들거나 원자재를 보유한 곳들은 반사이익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리나라를 사실상 먹여 살리는 반도체, 배터리 등은 중국이 중점을 두고 키우는 산업들입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할 경우 그 대체제로서, 혹은 대안으로서 삼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만약 미국과 중국이 패권전쟁을 끝내고, 두 나라가 함께 손잡고 모든 부문에서 적극협력하는 빅2가 되겠다고 선언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한 증권가 임원은 “미국이 중국과 마음먹고 적극 협력키로 하고, 미국이 배터리는 중국제품만 쓰고 반도체도 중국업체들의 성장을 오히려 돕는다면 삼성전자나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기업들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며 “그때는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한국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기술력에서는 우리가 앞서고 있다고도 하지만, 이 역시 두 나라가 마음먹고 한 쪽을 육성하려 한다면 결국 이를 막을 순 없다는 것입니다. 세계 경제판엔 경제학원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파워게임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A국가와 경쟁하는 관계에 있는 B국가의 한 기업이 A국가 혹은 C국가 기업을 인수해 산업 패권을 잡으려 하면 인수합병(M&A)을 막으려 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미국과 중국이 손잡고 세계경제 주도권을 잡겠다고 한다면 중국기업들이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을 사들이거나 인재를 확보하는데 있어 지금보다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기업들로선 달갑지 않은 상황일 수 있죠.

다만 지금 상황을 보면 이 같은 시나리오는 현실적으로는 일어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일단 우리로선 일단 미국 등 서방과 협력을 강화키로 한 만큼, IRA 예외 규정 적용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미중갈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