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먹통 사고에 이용자 유치 전략 ‘적신호’

프로모션 시행 앞두고 중단 결정 네이버웹툰과 격차 여전 브랜드 신뢰도 하락 ‘암초’ 프리IPO에도 악영향 전망

2022-10-19     김용수 기자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네이버웹툰에 밀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프로모션을 통해 양대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이용자 확보에 나서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최근 카카오 서비스 30시간 먹통사태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됐을 뿐만 아니라, 프로모션 공세도 잠정 연기됐기 때문이다.

19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와 제휴를 맺고 기획한 ‘컬리x카카오페이지 위크’ 프로모션을 지난 17일 돌연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프로모션은 ▲마켓컬리에서 상품 구매 후 카카오페이지에서 이벤트 참여 시 카카오페이지 최대 10만 캐시 또는 한정판 라이언 장바구니 제공 ▲추천 간식 주문 시 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 1만 캐시 쿠폰팩 또는 한정판 춘식이 장바구니 제공 ▲추천 웹툰 감상 시 최대 100만원 컬리 쿠폰 제공 등으로, 당초 이번주 중 시행될 예정이었다.

카카오엔터가 이같은 프로모션을 기획한 것은 플랫폼 가입자 확보를 위한 목적이다. 양대 플랫폼의 이용자수가 경쟁사 네이버웹툰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네이버웹툰의 월이용자수(MAU)는 889만7994명, 네이버시리즈는 280만8175명이며, 합산 사용자 수(중복제거)는 992만3264명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지(464만1126명)와 카카오웹툰(171만8681명)의 합산 사용자 수는 553만6211명에 그쳤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연일 플랫폼 이용자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에 힘쓰고 있다. 최근 양대 플랫폼에서 기존 ‘기다리면 무료(기다무)’ 대비 이용권 지급 주기를 단축한 ‘3시간 기다리면 무료(삼다무)’를 시작했다. 기다무는 작품에 따라 이용자가 작품을 열람한 시간을 기준으로 24시간, 48시간 등 일정 시간마다 기다무 이용권 1개를 지급한다. 반면 삼다무는 기다무 이용권 지급 주기를 ‘3시간’으로 대폭 줄였다.

이 상황에서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로 카카오엔터의 프로모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등 서비스는 지난 15일 SK C&C 판교데이터센터에 발생한 화재로 다음날인 16일까지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특히 계정 연동이 셧다운 되면서 서비스 로그인 관련 이용자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에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플랫폼 내 공지를 통해 장애시간 동안 대여 중인 회차 및 만료된 회차의 열람 기한을 각각 72시간과 96시간 연장한단 보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용자경험(UX)·이용자인터페이스(UI)에 대한 불만 등으로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이같은 보상안이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간 카카오톡과의 연동성이 강점이었지만, 이번 사고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로 인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로그인하는 각종 서비스들의 매출 감소, 카카오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 카카오 및 자회사들을 둘러싼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구글플레이스토어 카카오페이지 리뷰 페이지엔 “무겁고 불편해진 UI도 참고 써왔는데, 사고에 대비한 백업이나 긴급 조치 부실, 사후 대처가 굉장히 늦다”며 “앞으로는 독점 계약되는 작품만 카카오페이지에서 보고 다른 작품들은 되도록 다른 곳에서 봐야 할 것 같다”는 등 글이 게시됐다.

카카오엔터가 이번 사태로 이용자 확보에 난항을 겪게 되면서,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회사는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했지만 증시 상황이 여의치 않자,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최대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지난 2년간 다수의 인수합병(M&A)을 체결한 탓에 회사의 곳간은 빠르게 말라가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