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CP 망 사용료 단가, 국내CP보다 낮아···지난해 최대 격차

사용료 안 내는 구글·넷플릭스 포함하면 더 낮아질 듯

2022-10-11     김용수 기자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해외업체 망 사용료 차이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CP가 통신3사와 체결한 망 사용료 평균단가 차이는 지난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근 5년간 통신사의 국내·외 CP별 대한 망 이용대가 단가 추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연간 10Gbps 이상 트래픽이 발생하는 국내 주요 CP 5개사의 2016년 망 사용료 단가를 100으로 했을 때 지난해 국내 CP 단가는 평균 85.3으로 나타났다. 해외 CP 평균단가 71과 비교해 20% 가량 높다. 집계 기간 중 최대 수준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구체적으로 국내업체 KT 망 사용료 단가는 91, SK브로드밴드 88, LG유플러스 77 등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CP 망사용료 단가평균은 KT 기준 75, SK브로드밴드 68, LG유플러스 70 등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 수치는 국내·외 주요 CP 등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에게 내는 인터넷전용회선 이용 요금,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이용 요금 등 월간 네트워크 비용을 계약 연동용량으로 나누어 산출됐다.

국내 CP와 글로벌 CP의 망 사용료 단가 추이 / 표 = 정승아 디자이너

통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CP들의 국내 진출이 늘면서 과거보다 대형 계약이 체결되다 보니 단가가 낮아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즉, 예전 단가에 비해 볼륨 할인이 반영되면서, 전체 매출 규모는 커지더라도 망 사용료 평균 단가가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트래픽 1·2위를 차지하고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구글과 넷플릭스를 포함하면 글로벌 CP의 망 사용료 단가는 더 낮아져, 국내 CP와의 격차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구글, 넷플릭스의 트래픽 볼륨이 아무래도 가장 크니까 이들이 (계약을 체결해) 반영된다면 단가는 훨씬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내 CP들 사이에선 글로벌 CP에 비해 망 사용료 납부에 있어 역차별을 받고 있단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해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전부터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를 고민해왔다”며 “우리가 망 비용을 낸다면 우리보다 (트래픽을) 훨씬 많이 쓰는 해외 기업도 그에 맞는 비용을 내는 게 공정한 경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범수 당시 카카오 의장도 “글로벌업체와 통신사간 계약형태를 잘 알지 못해 정확한 의견을 내긴 어렵다”면서도 “국회에서 공정한 인터넷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대규모 트래픽을 발생하는 CP에게 망 사용료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강화하는 내용이 공통으로 담긴 ‘망 사용료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총 7건이 계류 중이다. 글로벌 CP가 발생시키는 트래픽 양이 급증함에 따라 네트워크와 설비 투자비가 늘어난 통신업계가 재정적 부담을 토로한 것이 법안 발의 배경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에 이어 최근 구글, 아마존까지 소비자를 볼모로 한 입법 저지 움직임을 보이면서 법안 통과는 불투명해졌다. 이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통신3사와 함께 법안 통과를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