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통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코어톡스’ 승부수 통할까

상반기 매출 전년比 18.1%↑, 영업익 158억원···메디톡스 “메디톡신과 코어톡스 선전 결과” ‘MT10109L’, ‘뉴럭스’ 등 후속 보툴리눔 개발···건기식과 더마코스메틱 사업도 추진  

2022-10-06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메디톡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보툴리눔 톡신 전문가로 통하는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를 실현했다. 상반기 대량생산 체제에 착수한 ‘코어톡스’처럼 정 대표가 향후 매출구조를 변화시킬 다양한 품목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 최고 경영진은 정현호 대표이사 사장이다. 1962년생 정현호 대표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세포생물학과 분자생물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잇달아 취득했다. 이후 미 국립보건원 초빙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선문대학교 부교수 등을 역임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가 지난 1992년 박사 학위를 수여 받을 때 작성한 논문은 보툴리눔 톡신 관련 분석이 뛰어났다”며 “이 논문으로 정 대표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1호 박사’라는 애칭으로 불리운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7년 1812억원, 2018년 2054억원, 2019년 2059억원, 2020년 1408억원, 2021년 1849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올 상반기 895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8.1% 성장했다. 상반기 성장 원인과 관련,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필러 등 전 부문의 고른 매출 증가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상반기 국내 톡신 매출과 해외 톡신 매출은 각각 38%, 29% 증가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기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과 함께 지난 4월부터 대량생산을 진행 중인 코어톡스가 선전한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 870억원, 2018년 855억원, 2019년 257억원, 2020년 –371억원, 2021년 345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는 158억원을 올려 전년(1600만원)대비 95967.5% 급등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메디톡스 경영 이슈는 지난해 말 3공장을 추가한 뒤 대량생산 체제를 가동한 코어톡스 등 보툴리눔 톡신 제제 매출로 파악된다. 우선 보툴리눔 톡신은 사전적 정의로 ‘보툴리눔균이 생산하는 신경 독소의 하나’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일반적 정의를 적용하면 보툴리눔 톡신은  인체 주름을 펴기 위해 사용하는 제제로 보톡스 시술의 주요성분이다. 대웅바이오가 지난달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에이톡신주’를 허가받으며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제조하거나 준비를 진행하는 업체는 10여곳으로 파악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생산실적은 31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33.7% 증가한 규모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규모는 6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오는 2026년 1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메디톡스는 지난 2006년 국내 최초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이어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노톡스’와 150kDa의 신경 독소로만 정제된 코어톡스를 잇달아 개발했다. 이노톡스와 코어톡스 허가 시점은 각각 2013년과 2016년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3종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개발에 성공한 기업으로 톡신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어톡스는 900kDa(킬로달톤)의 기존 톡신 제제에서 내성 유발 원인 중 하나인 비독소 단백질을 제거해 150kDa 신경독소만 담은 톡신 제제다. 상반기 기존 주력제품 메디톡신과 코어톡스 호조로 20%에 육박한 매출 증가를 달성한 메디톡스는 하반기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오창 1공장과 3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코어톡스 생산을 진행하고 있어 매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  

단, 메디톡스의 중국 파트너사가 지난 7월 보툴리눔 톡신 제제 사업 협력 해지 의사가 담긴 서한을 메디톡스에 보내는 등 중국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점은 코어톡스 매출 확장성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사와 협력을 유지하는 상태”라며 “중국 진출 준비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매년 매출 15% 이상을 R&D(연구개발)에 지속 투자하는 상황이다. 우선 지난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친 신제형 톡신 제제 ‘MT10109L’은 현재 데이터 분석을 진행 중이다. 내년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 신청이 목표다. 메디톡스는 MT10109L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인 메디톡스코리아는 지난 5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MBA-P01)’ 품목허가를 식약처에 신청하는 등 포트폴리오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보툴리눔 톡신 외에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지방분해주사제(MT921), 항암제(MT106, MT981), 황반변성치료제(MT912) 등 10여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며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메디톡스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건강기능식품과 더마코스메틱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건기식사업부를 신설, 담당 임원에 이헌식 이사를 영입한 바 있다. 이 이사는 LG생활건강기술원 근무 경력이 있는 건기식 개발 전문가다. 현재 기존 숙취해소 특허유산균 ‘칸의 아침’을 판매하는 메디톡스는 연내 건기식 신제품 개발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더마코스메틱 사업의 경우 주로 피부과에서 취급하는 의료기기 ‘뉴라덤’ 제품 라인업 확장을 준비하는 단계다. 역시 메디톡스는 지난 7월 더마코스메틱 사업을 본격 진행할 바이오뷰티사업부를 신설, 책임자로 화장품 마케팅 전문가 김미성 이사를 영입했다. 김 이사는 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고 직전까지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기업에서 전략컨설팅을 진행한 전문가다.    

결국 기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에서 벗어나 대량생산을 시작한 코어톡스 투톱체계를 가동한 메디톡스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를 실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매출구조 다변화를 추진하는 메디톡스 전략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던 메디톡스가 올해 다시 2000억원대 매출에 오를지가 관심”이라며 “회사는 매출 외에도 돌발변수 발생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