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반등에 베팅···3배 ETF 대거 순매수

지난달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3배 레버리지 ETF 배당 수요 확대에 월배당 및 분기 배당 ETF도 대거 사들여

2022-10-03     송준영 기자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투자자들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컸던 지난달 해외 레버리지 상품을 적극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다시금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간 상승률에 수익률이 3배 연동되는 ETF(상장지수펀드)들의 매수 규모가 컸다. 배당과 관련된 종목도 순매수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다수 올렸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PROSHARES ULTRAPRO QQQ ETF’으로 순매수 규모는 3억5111만달러(약 5021억원) 수준이었다. 매수 결제액이 12억2151만달러(1조7473억원)였고 매도 결제액이 8억7039만달러(1조2450억원)였다.

이 ETF는 일명 ‘티큐’(티거명 TQQQ를 한글로 발음한 것)로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3배 ETF다. 나스닥100 지수가 하락할 때는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측면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상승 가능성이 높을 때 주로 활용되는 상품이다. 나스닥100지수가 지난달 9% 넘게 하락하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로 순매수 규모가 컸던 종목도 3배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를 2억7736만달러(3966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이 ETF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상승할 때 수익률이 세 배 연동되도록 설계된 ETF다. 이 ETF 역시 반도체 지수 하락에 따른 매수세 유입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린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FANG(F·페이스북, A·아마존, A·애플, N·넷플릭스, G·구글)과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3배 레버리지 ETN(상장지수증권)인 ‘BMO MICROSECTORS FANG INNOVATION 3X LEVERAGED ETN’에는 3643만달러(521억원)가 몰렸다. 이는 순매수 상위 5위에 해당한다.

S&P500 지수 상승에 수익률이 세 배 연동되는 ‘PROSHARES ULTRAPRO SP 500 ETF’와 ‘FANG+ 지수’ 상승에 레버리지를 3배 적용한 ‘BMO MICROSECTORS FANG+ INDEX 3X LEVERAGED ETN’도 각각 2863만달러(409억원), 2098만달러(300억원)의 순매수가 나왔다. 이들 모두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배당 관련 종목들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특징적이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일반 주식 대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배당 관련 상품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연 단위 배당이 아닌 분기나 월배당 상품이 국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미국 대표적인 월배당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REALTY INCOME CORP’은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결제 규모가 2366만달러(388억원)였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 상위 8위에 해당한다. 다만 이 같은 순매수 속에서 REALTY INCOME CORP는 지난 한 달 동안 15.3% 하락했다.

배당성장주에 투자해 매분기 분배금을 주는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도 1943만달러(277억원) 순매수가 있었다. 이 ETF의 주요 투자 대상은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이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선택이 빛을 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은 방향성이 뚜렷해야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 무엇보다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이 우려 요인”이라며 “배당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 기회일 수 있지만 금리 인상 국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존재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