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 판매 강화하는 ‘쌍용차·르노코리아’···현대차·기아 독주 막는다
쌍용차, 토레스 7~8월 월평균 3195대 판매···내년 전기차 U100으로 중형차 판매 강화 르노코리아, 2024년 준중형·중형 전용 CMA 플랫폼 탑재한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 계획 올해 중형·준중형차 등록대수 비중 절반 넘어···수요 높은 중형차 시장 공략 필요성 대두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쌍용자동차를 중심으로 중견 완성차업체에서도 중형차 판매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 및 기아가 독점하고 있는 중형차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28일 쌍용차에 따르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는 ▲6월 33대 ▲7월 2752대 ▲8월 3637대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7월 공식 출시 이후 7~8월 월평균 3195대를 판매했다. 앞서 토레스는 사전계약에서부터 약 6만명이 계약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아울러 쌍용차는 내년께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 모델 ‘U100’을, 2024년엔 준중형 SUV 코란도의 후속모델 ‘KR10’ 출시할 계획이다. 이전까지 픽업트럭 렉스턴스포츠와 소형 SUV 티볼리를 주력으로 판매하던 쌍용차의 판매흐름이 중형·준중형 위주로 바뀌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리자동차와 협업해 2024년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신차는 중형차로 예상된다. 신형차는 볼보 준중형 SUV XC40 및 폴스타 중형 전기차 폴스타2 등의 기반이 되는 CMA 플랫폼이 적용된다. 르노코리아는 현재 중형 SUV QM6 및 중형 세단 SM6를 판매하고 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판매하고 있지 않다.
카이즈유 통계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등록대수 94만6849대 중 중형차 판매비중은 약 25.1%(23만7785대), 준중형차 판매비중은 26.5%(25만1292대)다. 중형·준중형차의 판매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상용차 판매량은 제외됐다.
반면, 소형차 판매비중은 8.7%(8만2008대)에 불과했다. 르노코리아·쌍용자동차·한국GM가 각각 XM3·티볼리·트레일블레이저 등으로 판매에 힘쓰고 있지만, 모든 차급에서 판매비중은 가장 낮다. 중견 완성차업체의 중형차 판매 강화는 중형·준중형차 위주의 시장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동안 중형·준중형차 시장에선 현대차와 기아의 입지가 독보적이었다. 올해 1~8월 기아는 최근 SUV 인기에 힘입어 쏘렌토 4만4391대, 스포티지는 3만4045대를 판매했다. 세단부문에선 K5 2만1154대, K3 1만4340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싼타페 1만6981대, 투싼 2만3314대를 판매하는 등 SUV 부문에선 다소 약세를 보였지만 세단 부문에선 쏘나타 3만2145대, 아반떼 3만4739대를 판매하며 기아를 앞섰다.
같은 기간 르노코리아는 QM6 1만8612대, SM6 2667대를 판매했다. QM6는 LPG 모델 인기로 비교적 선방했지만 전년 동기 2만3692대에 비해선 판매량이 21.4% 감소했다. 쌍용차는 코란도 4227대를 판매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기아의 높은 판매량에도 토레스와 같이 경쟁력 있는 모델이 출시된다면 향후 시장구도가 일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형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판매비중이 독보적이지만 다른 제작사에서도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 신차를 출시한다면 시장 탈환까지는 아니어도 판매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판매량 확대를 위해선 차량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GM은 쌍용차 및 르노코리아와 달리 앞으로도 소형차 판매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국GM은 내년께 쉐보레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판매할 계획이다. 그나마 국내에서 생산되던 중형세단 말리부도 부평공장 생산중단에 따라 단종될 예정이다. 쉐보레는 중형~대형차를 수입모델로 구성하고 있어 중형차 국내 생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트레일블레이저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GM이 잘하는 소형차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GM의 글로벌 판매 차원에서도 한국GM의 소형차 판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우선 소형차 판매에 집중한 뒤 향후 기회를 봐 다른 차종 판매도 노려볼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