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절대 강자 벤츠 E클래스, 하이브리드는 약세

수입차 전체 모델 중 판매량 1위에도 E300e 판매비중 7% 그쳐 BMW 530e에 밀린다는 평가에도 실구매가는 1000만원 이상 높아 최근 친환경차 판매량 BMW가 앞서···EQE 출시로 분위기 반전 시도

2022-09-26     유주엽 기자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반도체 수급난 여파에도 E클래스로 비교적 준수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유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경쟁사 BMW에게 밀리고 있어 친환경 시대에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벤츠는 내달 출시 예정인 전기차 EQE로 하이브리드 시장 반등에 나선다. 

26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8월 벤츠 E클래스는 1만9014대가 판매되며 수입차 부문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BMW 5시리즈(1만2320대)가 차지했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으로 E클래스 판매량이 전년 동기(2만432대) 대비 7% 감소한 상황에도 5시리즈와 큰 판매격차를 보였다.  

다만 PHEV 모델 판매에선 5시리즈에 크게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8월 E300e는 총 642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E클래스 전체 판매량 중 3% 비중에 불과하다. 동기간 530e는 2120대가 판매되며 5시리즈 판매량의 17%를 차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E클래스 인기에도 불구하고 PHEV 부문에선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자료 = KAIDA

E300e의 저조한 판매와 관련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해 낮은 상품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E클래스 내연기관 모델의 장점으로 우수한 승차감이 거론되는데 E300e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단 평가가 나온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을 PHEV로 변형하며 장점이 퇴색했단 것이다.

배터리를 탑재하며 줄어든 트렁크 용량 역시 단점으로 꼽힌다. E300e 트렁크 용량은 370ℓ로 기존 내연기관 모델 트렁크 용량 540ℓ에 비해 170ℓ 줄었다. 최근 골프 인구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좁은 트렁크 공간에 대해 소비자들의 아쉬운 반응이 이어졌다. 530e의 트렁크 용량은 410ℓ로 내연기관 모델 트렁크 용량 530ℓ에 비해 120ℓ 줄었지만 E300e와 비교하면 넉넉하다.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 또한 530e에 뒤처진다. E300e의 순수 전기모드 주행거리는 30km인 반면, 530e의 주행거리는 45km에 이른다. 복합연비 역시 E300e는 9.9km/ℓ, 530e는 12.4km/ℓ로 530e가 앞선다.

이런 단점에도 판매가격은 E300e가 530e보다 월등히 높다. E300e와 530e의 공식 판매가격은 각각 9010만원, 8360만원이다. 다만 프로모션까지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더 차이가 난다. 신차 구매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E300e엔 100만원의 할인이 적용된 반면, BMW는 530e엔 800만원 수준의 할인이 제공된다. 실구매가로 따지면 1000만원 이상이 차이나는 셈이다.

일각에선 벤츠가 E300e 외에도 PHEV 및 전기차 판매에서 전반적으로 BMW에 밀리며, 친환경 시대에 뒤처지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올해 1~8월 벤츠의 PHEV 모델 판매량은 2405대, 전기차 판매량은 1941대다. BMW PHEV 판매량 4631대, 전기차 판매량 2259대에 비해 모두 뒤졌다.

다음달 벤츠의 전기차 EQE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QE엔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다. 1회 충전 최대주행거리는 400km 중후반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