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F2022] “AI 탓에 일자리 감소는 과장···이론학습과 개발, 순서 뒤집기로 인재 양성해야”
김진형 인천재능대 총장, 인공지능에 준비된 인재 양성 강조한 기조연설 펼쳐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인공지능(이하 AI)은 지속적 성장과 행복을 위한 도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AI를 빨리 익혀 시장독점 지배 체제를 반영구화하는 게 중요하다.”
김진형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은 23일 시사저널이코노미가 주최한 제8회 인공지능 국제포럼(AIF2022)에서 AI의 최근 트렌드, 인력을 어떤 방향으로 양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펼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장에 따르면 AI는 이미 일상생활에 매우 깊숙이 투입해 친숙하게 활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AI를 활용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나 드론택시, 종업원 없는 점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AI가 글을 쓰거나 영상을 보고 상황을 설명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AI는 얼굴을 바꾸는 기술인 딥페이크를 통해 영화 주인공을 수 분 사이에 단숨에 바꿔버리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하는 클로바 케어콜 AI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독거노인과의 일상 대화도 가능해졌다.
‘아보카도 이미지로 의자를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아보카도 모양의 의자 이미지를 단숨에 여러개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문장으로부터 이미지를 창작해내는 기술도 훌륭하다.
농업에서도 AI의 기술은 유용하게 활용된다. 일례로 AI 로봇이 잡초와 작물을 구분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는 간단하지만 경제적 효과가 상당히 크다. 인간이 해야 할 일인데 자동화가 가능해진 영향이다.
이밖에 스페이스엑스라는 회사는 우주선 부스터를 AI를 활용해 회수하며 재사용하는 경험을 12번이나 했을 정도로 AI는 농업, 산업, 우주기술, 일상생활 등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AI 기술의 흐름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사람이 AI에 지식을 이식하거나, 데이터로부터 AI가 스스로 학습하거나, AI가 데이터 없이도 스스로 탐색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발견하는 형태의 것이다.
김 총장에 따르면 학자들은 사람이 AI에 지식을 이식한 기술을 소프트웨어 1.0이라 하고, 데이터로부터 AI가 스스로 학습하는 형태를 소프트웨어를 2.0이라고 일컫는데 2.0의 성능이 훨씬 더 높다. 때문에 빅테크 기업 뿐만 아니라, 보통의 일반 기업에서도 AI 적용을 하는 곳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4년까지 75%의 기업이 AI의 시범적 적용에서 본격 운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다만 단숨에 뛰어난 기술을 갖게 된 AI라 하더라도 아직 약점이 많다. 김 총장은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아는 사람과 달리, AI는 배운 것만 알고 일반화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지난 2020년 6월에는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하던 테슬라 자동차가 고속도로에 누워있던 트럭과 충돌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늘 온전하게 주행하는 트럭의 모습만 익혔지, 엎어져 있는 트럭의 모습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AI의 약점을 절대적으로 보여준 사례인 것이다.
또 AI는 편견과 불공정의사를 결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를 들어 공공화장실에 설치된 물비누가 백인의 하얀 손에는 반응하지만, 피부가 검은 흑인의 손에는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AI는 자신의 의사결정 과정을 인간의 언어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김 총장은 이처럼 AI도 한계가 뚜렷한 만큼 사람이 배제되고 AI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AI가 한 팀으로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사람은 AI보다 소통이나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상식을 이용해 판단하며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김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는 AI에 준비된 인재가 돼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디지털 인재 10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바람직한 교육 훈련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I를 연구하고 기술을 만드는 AI엔지니어도 중요하지만 이미 만들어져 있는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도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AI 활용능력을 통해 내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AI의 자동화로 인해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등, 사람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AI가 발전하면 일자리를 잃는 경우도 있지만 새로운 일자리 역시도 충분히 생기며, 주로 컴퓨터 활용 부분에서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국가별 컴퓨팅 교육 시수를 비교하면 우리는 미국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며 교육의 한계를 꼬집었다.
김 총장은 AI 시대의 인재양성 교육방식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이론보다는 사소한 것이라도 개발이 선행되는 형태의 플랫폼 기반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AI는 지속적 성장과 행복을 위한 도구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네트워크 효과로 빠른 자가 독식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한 AI 교육훈련을 위해 이론학습과 개발의 순서를 뒤집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학교 학생들을 보니 음석인식 이론을 알지 못하면서도, 통역 앱과 같은 사소한 운용시스템을 불과 몇 시간 만에 매우 쉽고 재미있게 개발해내더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