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모드 전환' 완료한 이재용, 복귀 후 첫 프로젝트는 빅딜?

영국 출장에서 복귀한 이후 ARM 인수설 솔솔 엔비디아 ARM 인수 포기하게 한 독과점 논란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 업황 안 좋은 지금이 반도체 부문 인수합병 적기라는 해석도

2022-09-24     엄민우 기자
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면 후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 사업장을 돌며 직원들과의 시간을 가졌던 이 부회장은 최근 해외출장을 계기로 본격 경영에 나섰다는 평가다. 특히 대형 M&A(인수합병)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달 12일 광복절 사면 복권을 받아 경영활동이 가능해진 이 부회장은 첫 한 달은 각 사업장을 돌며 직원들과의 스킨십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가석방 때와 비교하면 부담 없는 행보가 가능해 졌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경영활동에 나섰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이어졌던 출장 일정 이후다. 특히 16일 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영국으로 건너간 이후, 시장에선 영국에 본사를 둔 ARM 인수와 관련한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귀국 후 ARM 경영진과의 회동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회동은)안 했고, 다음 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서울로 와서 제안할 것 같다”고 답했다.

다음 달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회동이 공식화되면서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ARM 인수와 관련 상당히 진척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 상황만으로 섣부르게 인수를 낙관하는 것은 무리라는 해석도 있다. ARM이라는 기업이 특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ARM은 AP 기본설계를 판매하는 기업인데, 세계 모바일 반도체 대부분이 ARM의 설계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ARM은 업계에서 암묵적으로 공공재와 같이 여겨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인수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앞서 미국 기업 엔비디아도 ARM 인수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또 세계적으로 자국 이익 우선주의가 강해지면서 각 국 정부의 M&A 합병 승인이 까다로워졌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다소 승인이 수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역시 아직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다만,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이 공동인수 방식 등으로 합병 승인의 벽을 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고 시장침체가 예상되는 지금이 업계에선 M&A 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이 떨어질수록 인수자금 확보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었던 지난 2019년에도 당시 삼성전자가 시가총액이 내려간 한 차량용 반도체업체를 인수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