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vs 삼성운용, ‘수입산’ 월배당 커버드콜 ETF으로 정면 대결

미래에셋, 22일 글로벌X 대표 월배당 커버드콜 ETF ‘QYLD’ 국내버전 상장 삼성운용, 27일 앰플리파이 유명 월배당 커버드콜 ETF ‘DIVO’ 국내판 출시 인수·투자한 해외운용사 ETF 수입해 경쟁···低수익률·高수수료 우려도

2022-09-21     이승용 기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양대 산맥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이번에는 해외 유명 자산운용사의 월배당 커버드콜 ETF를 국내 증시로 수입해 정면 대결을 펼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인수한 자산운용사 글로벌(Global) X의 대표 월배당 ETF인 ‘QYLD’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월 지분 투자한 앰플리파이의 유명 ETF인 ‘DIVO’를 국내버전으로 만들어 내놓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이러한 경쟁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월배당 상품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출시 후 수익률과 실제 수수료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수입산’ 월배당 ETF 경쟁···미래에셋 ‘QYLD’ vs 삼성 ‘DIVO’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2일, 삼성자산운용은 27일 각각 신규 월배당 커버드콜 ETF를 국내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회사인 글로벌 X의 월배당 ETF 가운데 가장 유명한 ETF인 NASDAQ 100 COVERED CALL (티커명 QYLD)의 국내 버전인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를 출시한다.

커버드콜 ETF는 현물 주식을 매수하고 동시에 특정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는 국내 증시에서는 최초로 출시되는 나스닥지수 기반 커버드콜 ETF로 나스닥 종목들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매달 나스닥100지수 콜옵션을 매도해 얻는 초과이익을 투자자들에게 매달 지급한다.

원조판 ETF인 QYLD의 경우 올해 들어 매달 주당 0.16~0.2 달러를 지급하고 있으며 주당 배당수익률은 전날 종가기준 연 16%에 달한다.

QYLD는 올해 초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를 통해 문승욱 전 산자부 장관이 3300주를 보유하고 있는 ETF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실제로 QYLD는 서학개미들이 많이 매수하는 종목 가운데 하나다. 서학개미들은 올해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1억244만 달러 가량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해외주식 종목별 순매수금액 기준 25위에 해당한다.

이에 맞서 삼성자산운용은 27일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S&P액티브 ETF를 상장한다. 이 ETF 역시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Amplify)가 2016년 출시한 대표 월배당 커버드콜 ETF 상품인 Amplify CWP Enhanced Dividend Income ETF(티커명 DIVO)의 국내 버전이다.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S&P액티브 ETF는 미국 S&P500 프라이스리턴지수를 추종하며 콜옵션 판매로 초과수익을 내는 커버드콜 ETF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서 따라 탄력적으로 콜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한다는 점에서 다른 커버드콜 ETF와도 차별화된다. 이 ETF는 배당성장주 포트폴리오와 옵션 전략에 대해 미국 현지 운용사인 앰플리파이의 자문을 받으며 앰플리파이는 미국 현지 배당 및 옵션 전략에 특화된 자문사인 CWP의 자문을 통해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서학개미 수요 흡수할까···수익률과 수수료는 변수

이번 월배당 ETF 경쟁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모두 지분이 있는 해외운용사로부터 ETF를 수입, 출시한다는 점이 닮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글로벌 X를 인수했는데 이후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 등 글로벌 X의 ETF를 국내 증시에 상장해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대표 교체 이후 지난 4월 앰플리파이의 지분 20%에 투자했고 이를 통해 앰플리파이의 ETF를 아시아 시장에 독점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고 상품개발 등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판매금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할 수 있기에 월배당에 최적화된 상품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월배당 ETF 가운데 상당수가 커버드콜 ETF다.

지난 6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S&P500 ETF 상품을 출시한 이후 국내에서는 월배당 ETF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TIGER 미국다우존스30 ETF’, ‘TIGER 미국MSCI리츠(합성H) ETF’, ‘TIGER 200커버드콜5%OTM ETF’, ‘TIGER 200커버드콜ATM ETF’ 등 4종의 ETF를 월배당ETF로 변경하기도 했다.

시기상으로도 적합하다. 커버드콜은 횡보장에 최적화된 투자기법이다. 커버드콜의 전성기는 10년 전인 201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에도 최근처럼 원자재값 인상에 글로벌시장에 인플레이션 충격이 닥치면서 횡보장이 수년간 지속됐다.

다만 두 상품 모두 수익률과 수수료 면에서 상장 후 성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의 원조 ETF인 QYLD는 지수가 하락할 때는 같이 하락하지만 급격히 상승할 때는 상승폭이 제한되는 커버드콜 투자기법을 활용한다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경우 변동 폭이 크기에 장기적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결과적으로 배당금을 수취해도 주가 하락분을 고려하면 수익률이 급감하거나 손해인 경우도 적지 않다.

2013년 12월에 상장한 QYLD는 9월 16일 종가 기준 순자산이 66.5억달러 (약 9조 2,500억원)로 글로벌엑스 ETF 중 규모가 가장 크며, 최근 연 환산한 ‘배당수익률 (Distribution Yield)’이 13.41%로 매월 1%가 넘는 분배율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국내 ETF의 최대 수요처인 국내 연금계좌의 특성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국내 연금계좌는 장기간 투자해서 연금개시 시점까지 원금을 최대한 불려야 하는데 QYLD는 당장 높은 분배금을 받아야 하는 노령층에 어울리는 상품이다.

글로벌 X의 경우 QYLD 뿐만 아니라 S&P500지수를 추종하는 ‘XYLD’나 러셀 2000지수를 추종하는 ‘RYLD’, 다우존스30지수를 추종하는 ‘DJIA’ 등 다양한 커버드콜 ETF를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다른 커버드콜 ETF를 수입할지 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지만 검토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 면에서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는 원조인 QYLD 수수료율(0.6%)보다 크게 낮은 0.37%를 책정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S&P액티브 ETF 역시 총보수율이 0.43%로 원조 ETF인 DIVO의 0.54%보다 낮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는 기타비용이 발생해 고시된 총보수율보다 높은 수수료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에 유의가 필요하다.

삼성자산운용이 2017년 출시한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H)의 경우 고시된 총보수율은 0.3%에 불과하지만 총 보수 및 비용은 1.96%에 달한다. 높은 수수료율은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H)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