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룡·박상훈’ 체제 고려제약···CNS 영업과 사업다각화 자리 잡았나

연매출 500억원대서 2020년 후 외형 성장···상반기 영업익도 증가, 원인은 판관비 감소 올 CNS 매출 300억원 돌파 가능성···건기식·화장품 매출도 2020년 쇼핑몰 출범 후 증가

2022-09-21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오너 1세와 2세가 대표를 맡고 있는 고려제약이 지난 2020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진행했던 CNS(중추신경계) 품목 영업과 사업다각화가 자리를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제약 최고 경영진은 박해룡 대표이사 회장과 박상훈 대표이사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구성됐다. 1935년생 박해룡 회장은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 후 지난 1959년 종근당에 입사, 20년 넘게 근무하다 1980년 고려제약을 창업했다. 1966년생 박상훈 사장은 박 회장 아들이다. 성대 약학대학원에서 약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박 사장은 스위스 은행 워버그에서 근무하다 1998년 고려제약에 입사했다. 대표이사에 오른 시점은 2005년이다. 

고려제약은 개별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7년 554억원, 2018년 520억원, 2019년 555억원, 2020년 668억원, 2021년 745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올 상반기 387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4.3%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 53억원, 2018년 35억원, 2019년 34억원, 2020년 110억원, 2021년 113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61억원을 올려 41.5% 증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고려제약 연도별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지난 2020년부터 실적이 급성장한 것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고려제약은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와 관련, “지난해에 비해 판매비와관리비가 오히려 줄었고 매출 증가 폭에 비해 각종 비용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판관비는 지난해 상반기 103억원에서 올 상반기 96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고려제약 경영이슈는 CNS 사업으로 분석된다. 회사의 CNS 매출은 지난 2019년 221억원, 2020년 281억원, 2021년 287억원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에도 147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회사 대표품목인 뇌기능개선제 ‘뉴로메드’ 매출은 지난 2019년 140억원, 2020년 116억원, 2021년 115억원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고려제약을 문재인 정부 치매정책 수혜주로 알고 CNS 사업 역사가 짧은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며 “뉴로메드가 출시된 시점이 지난 1992년이며 짧지 않은 기간 CNS 매출에 공을 들여 현 상태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CNS 품목 영업은 쉽지 않은데 진입장벽이 높아 시장 진입이 어려운 반면 일단 시장에 들어가 정착하면 일정 매출 이상 가능한 장점이 있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 처방 패턴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 점 등이 특색”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제약은 최근 수년간 CNS 품목 라인업 확보에도 주력했다. 지난 2017년 항히스타민제 ‘리노포스틴’에 이어 2018년 뇌기능개선제 ‘디멘스타’, 뇌전증 치료제 ‘프레가린’, 2019년 파킨슨 치료제 ‘로피맥스피디’ 등을 잇달아 개발했다.  

CNS 사업과 함께 고려제약이 공을 들인 것은 사업다각화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을 주력으로 사업다각화를 진행했다. 이같은 다각화는 2020년 건기식과 화장품 브랜드 ‘뉴트리테일러’와 온라인쇼핑몰 ‘뉴트리테일러몰’을 출범시키며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을 제외한 기타 사업 매출이 지난 2019년 19억원에서 2020년 51억원, 2021년 99억원으로 성장한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업다각화도 체계적 운영이 필요한데 2020년 뉴트리테일러 브랜드와 온라인쇼핑몰이 발족한 후 변화가 있었고 매출 증가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올 상반기에는 병의원을 중심으로 식품 ‘레스큐라이트’ 시리즈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레스큐라이트 시리즈는 과일 맛을 기본으로 파우치백 형태 ‘레스큐라이트액’과 ‘레스큐라이트플러스액’, 물에 타 먹는 ‘레스퀵라이트발포정’ 등 세 종류가 있다. 고려제약에 따르면 탈수 시 수분과 전해질의 빠른 공급을 특징으로 하는 레스큐라이트 시리즈는 병의원에 공급하는 레스큐라이트액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다. 결국 연매출 500억원대였던 고려제약이 지난 2020년 후 성장한 원인은 CNS 사업과 사업다각화가 일정 부분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단, 최소 10년 이상 꾸준한 준비와 노력 끝에 달성한 결과로 판단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규 처방과목 진입과 사업다각화를 쉽게 생각하는 흐름이 일각에 있다”며 “사업 구상과 계획 수립, 시장 진입 등을 진행한 후 자리 잡는 데 까지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