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판매 50만대 넘은 ‘제네시스’···전동화 비전도 순항할까

제네시스 내수서 누적 약 55만대 판매···최근엔 연 판매량 10만대 이상 기록하며 흥행 이어가 전기차 판매비중은 10%로 저조한 편···美 인플레 감축법으로 전기차 수출에 제동 걸려 전문가들 “전동화 비전 실현 가능할 것”

2022-09-19     유주엽 기자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제네시스가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판매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동화 비전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전기차 수출까지 어려워지며 전동화 비전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최근의 상황에도 계획대로 전동화 비전이 실현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9일 제네시스에 따르면 브랜드 출범 이후 현재까지 약 55만대가 등록됐다. 특히 G80 3세대 모델 및 GV80이 출시된 2020년부터는 연간 등록대수 10만대 이상을 기록하며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8월 제네시스 등록대수는 8만9131대로 전년 동기 9만4630대에 비하면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판매를 견인한 모델은 G80이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올해 1~8월 G80은 총 3만91대가 판매됐다. 이 외에도 GV70이 1만6122대, G90이 1만4658대, GV80이 1만4174대 판매되며 제니시스 판매량을 견인했다.

제네시스의 흥행 이유와 관련해선 높아진 소비기준 및 가격대비 높은 상품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민차’의 기준이 그랜저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제네시스는 준수한 상품성과 동급 수입차와 비교해 저렴한 판매가격을 장점으로 국내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법인차 수요도 제네시스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G90 등 기본 9000만원이 넘는 모델의 판매량이 높은 것도 법인차 수요로부터 비롯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제네시스 판매량 중 법인차 비중은 43.3%다. 국산 고급차에 대한 수요가 제네시스에 몰리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전기차 판매와 관련해선 아직까지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의 전체 판매량은 ▲GV60 4197대 ▲GV70 EV 2205대 ▲G80 EV 2061대로 총 8463대다.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에서 10% 정도 비중에 불과한 정도다. 제네시스 전기차의 저조한 판매량과 관련해선 비싼 판매가격 및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올해 1~8월 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앞서 제네시스는 전동화 비전을 발표하며 오는 2025년부터 출시하는 신차는 모두 전동화 모델로 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030년부터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내연기관차 판매가 주를 이루고 전기차 판매비중이 작은 상황이 이어지며 전동화 비전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으로 전기차 수출이 불리해지며 전동화 비전을 강행하기에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앨라배마 공장에서 GV70 EV가 연말부터 생산될 예정이나 물량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설립 중인 조지아 공장에서의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 생산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제네시스는 계획대로 전동화 비전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인플레 감축법 시행이 전기차 수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이로 인해 전동화 비전이 변경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G70 등 일부 모델이 전동화 비전에 맞춰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대신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최근의 인플레 감축법 및 저조한 전기차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전동화 비전이 실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2025년쯤이면 전기차 구매보조금이 일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선 상품성이 전기차 구매의 척도가 돼 제네시스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기차 판매에서 유럽 브랜드에 비해 장점을 보이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전동화 비전 실현에 따라 오히려 성과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