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몸살 앓는 K-스타트업···성장세 꺾이고 위기감 고조
정부 모태펀드 예산·민간 투자 건수 감소 스타트업 혹한기···인력 이탈·사업 확장 제동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금리인상 기조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면서 국내 스타트업 시장도 혹한기에 들어선 모습이다. 투자가 위축되고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내년 모태펀드 예산은 3135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5200억원)와 비교했을 때 40%가량, 재작년 1조700억원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국내 모태펀드 규모가 급격히 줄면서 유동성 기댔던 스타트업들의 위기감도 더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트업 민관 협력네트워크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지난 7월 국내 스타트업 총 투자건수와 금액은 각각 135건, 8369억원으로 집계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투자건수는 19건 증가했으나 투자금은 2조2290억원(72.7%) 급감했다.
투자가 위축되면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자, 복수의 스타트업들은 인력 이탈이 잇따르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회’는 최근 300여 개 협력 업체 총 40억원 규모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전 직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서비스 지속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메쉬코리아 ‘부릉’, 온·오프라인 클래스 플랫폼 ‘탈잉’도 C레벨 등 핵심 인력이 줄퇴사하면서 위기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 스타트업 종사자는 “벤처 투자 시장이 냉각기로 접어들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불투명한 사업 전망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스타트업 투자 냉각기가 불가피하다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해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해 몸집을 불렸던 스타트업들은 사업 지속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미래 성장가능성과 사업 지속성이 불확실한 스타트업들은 업계에서 도태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사업 지속성과 미래 성장가능성이 적은 스타트업들에게도 투자가 이어졌다”며 “그러나 고금리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올해는 VC들이 투자 신중론을 펼치고 있어, 당분간 속도조절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