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고가요금제 혜택 변경···'우주패스' 가입자 유치 속도전
2025년까지 우주패스 가입자 3600만 확보 목표···지난달 기준 130만명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이달부터 회사의 대표 5G 요금제인 ‘5GX 프라임’ 요금제 부가서비스 항목을 변경하며 ‘우주패스 구독’ 무료 서비스를 강화했다. 플로나 웨이브를 선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할인 서비스와 비교해 우주패스를 택했을 때 혜택이 압도적이다. SK텔레콤 통신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우주패스 구독서비스 가입자를 모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구독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통신사들이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통신요금제를 대상으로 음원서비스나 OTT처럼 ‘끼워팔기’에 나섰단 지적이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5GX 프라임’ 요금제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와 음원스트리밍서비스 ‘플로’·구독서비스 'T우주'의 구독상품 ‘우주패스’ 등 3종의 할인 혜택을 모두 제공하던 것에서, 이 중 2가지 선택 방식으로 변경했다.
다만 우주패스 할인 제공 요건은 완화하고, 5GX 프라임 요금제에 신규 가입해 우주패스를 구독할 경우 일정 기간 해당 상품을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개편으로 우주패스 가입자 확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5GX 프라임 요금제는 월 8만9000원의 고가 요금제로 신규 가입자들이 주로 가입한다. 해당 요금제는 웨이브 이용권과 웨이브 전용 데이터를 제공하는 ‘웨이브 앤 데이터(월 9900원)’ 70% 할인, 플로 음원 무제한 듣기, 전용 데이터 3GB를 제공하는 ‘플로 앤 데이터(월 7900원)’ 등 부가서비스 2종 중 1종을 무료로 제공한다. 그러다 지난해 5월 해당 요금제에서 제공되던 무료 혜택을 종료하고, 2종 모두 70% 할인으로 변경했다. 대신 우주패스 올 또는 우주패스 라이프 5000원 할인 혜택(우주패스 추가 혜택으로 웨이브나 플로 선택 시)을 추가했다.
이어 이달부터 ▲웨이브 앤 데이터 70% ▲플로 앤 데이터 ▲우주패스 올 5000원 할인 ▲우주패스 라이프 5000원 할인 중 2가지만 선택할 수 있도록 또다시 변경했다. 이번 변경 혜택은 지난 1일 이후 5GX 프라임 요금제에 신규 가입 또는 변경하는 고객을 대상으로만 적용된다. 기존 가입자는 기존 혜택이 그대로 유지된다.
눈에 띄는 것은 올해말까지 요금제에 신규 가입해 우주패스 올을 선택하는 가입자에게, 우주패스 올 상품을 3개월간 무료 제공한단 점이다. 또 웨이브 또는 플로를 선택해야만 제공하던 기존 우주패스 요금 할인 혜택을 조건 없이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SK텔레콤의 혜택 변경은 구독 서비스인 우주패스 가입자 확대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SK텔레콤 가입자는 “이번 혜택 변경은 우주패스 올 3개월 무료를 미끼로 개편된 요금제로의 가입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3가지 혜택을 모두 보고 있던 가입자는 2개밖에 못 받게 돼 손해”라고 말했다.
실제 SK텔레콤은 최근 들어 우주패스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30일까지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첫 달 1000원(우주패스 올·라이프) 또는 100원(우주패스 미니·슬림)의 할인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후 우주패스 두 달 무료 이용권을 지급하고 있다.
또 기존 우주패스 4가지 상품(우주패스 올·미니·라이프·슬림)의 혜택을 연간으로 구독하는 서비스인 '우주패스 연간 구독' 상품을 지난 7일 신규 출시했다. 우주패스 연간 구독 가입자는 기존 월간 구독의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17%의 요금 할인 혜택과 웰컴 기프트로 11번가 등에서 사용 가능한 SK페이 포인트를 제공(상품별로 3만4000~4만1000포인트 1회) 받게 된다.
이처럼 SK텔레콤이 우주패스 가입자 유치에 나선 것은 T우주 론칭 1년이 지났음에도 목표 수치의 4%에도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해 8월 T우주를 론칭하며 오는 2025년까지 가입자 3600만명을 확보하겠단 포부를 밝혔지만, 지난달말 기준 우주패스의 월이용자수(MAU)는 130만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SK텔레콤은 이번 요금제 개편은 고가 요금제 가입자의 혜택 강화 차원이지, 우주패스 가입자 확보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혜택에선 우주패스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웨이브나 플로를 선택해야 했지만, 이번 혜택 변경으로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도 우주패스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즉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늘린 것으로, 고객 만족도 향상 차원이다. 우주패스의 다양한 제휴처 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지, 우주패스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