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드리운 포스코·현대제철, 재정긴축·수요둔화 대안은?

‘비상경영’ 포스코, 마진 하락 방어·생산량 조절로 수요 회복 대기 현대제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및 원가절감 최우선

2022-08-24     유호승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철강 빅2로 꼽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올해 하반기 전망이 ‘잿빛’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각 국이 재정긴축에 나서면서 철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고 있어서다.

상반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철강 수요가 크게 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하반기 들어 원자재 가격하락 등의 악재로 매출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양 사는 생산량을 조절해 수요회복을 기다리는 등의 전략으로 위기극복 및 실적방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4조4300억원, 4조3500억원이다. 현대제철은 매출 14조3600억원,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두 기업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포스코는 매출 80조원, 현대제철은 30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반기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철강제품 가격이 내려가고 있어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투자와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이로 인해 철강제품에 관한 수요도 둔화되는 모양새다. 가격 역시 떨어지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달초 기준 열연강판의 유통가격은 톤당 102만원으로 올해 5월의 138만원 대비 26.1% 떨어졌다. 열연강판은 직사각형 모양의 슬래브를 높은 온도에서 가열한 후 눌러 얇게 만든 강판이다. 강관과 선박 제조 등에 쓰인다. 포스코는 열연강판으로 올해 상반기 7조5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유통가격이 떨어지면서 상반기 만큼의 실적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철근 가격 역시 내림세다. 이달초 기준 국내산 철근 가격은 톤당 92만5000원이다. 5월의 111만원 보다 16.7% 낮아졌다.

제품 가격 하락에 증권가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3분기 실적이 크게 줄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의 3분기 실적으로 매출 22조5130억원, 영업이익 1조6482억원을 제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1% 급감할 것으로 봤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매출 7조1300억원, 영업이익 550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33.4% 줄어든 수준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부동산 시장 붕괴 우려까지 겹치며 열연강판 및 철근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며 “현지 철강 시장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국내 철강사의 하반기 실적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위기 극복을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만전을 기하고 있다. 포스코는 그룹 내 사장단 및 임원 전원이 참석하는 경영회의를 매분기 개최해 경영실적과 전망, 대응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핵심 사업인 철강사업의 경우 비상경영체제 운영으로 마진 하락 방어 등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철강제품 수요가 줄면서 생산라인에 재고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재고를 줄이기 위해 판매 및 영업 전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생산량을 조절해 수요회복 시점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강화로 수익성 확보와 생산 라인의 혁신으로 원가절감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이 하반기 들어 목표 GDP(국내총생산) 목표 달성을 위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지의 계절적 비수기가 끝나면 수요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철강 수요의 빠른 회복을 이끌면서 업황은 현재보다 개선될 수 있다”며 “낮아진 원재료 가격은 3분기말이나 4분기에 본격적으로 제품가격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적방어를 위해 최적 생산·판매를 통한 가격방어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