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진단키트 개발 속속 완료···수출허가 신청은 '미코바이오메드'가 유일
미코바이오메드, 식약처 수출허가 신청···개발사 중 유일 임상시험 고심하는 기업들···"원숭이두창 검체 수급 어려워" "우선 연구용 공급하고, 수출 여부는 확산세 따라 추진"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전 세계 원숭이두창 확산세가 계속되자 진단키트 연구에 나선 국내 진단기기 업체들이 속속 개발을 완료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에 비해 대유행 가능성이 낮아, 이들 기업이 임상시험을 거쳐 해외 수출을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11일 글로벌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0일 기준 전 세계 원숭이두창 누적 확진자 수는 총 3만2373명에 달한다. 확진자의 90% 이상이 유럽과 북미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원숭이두창 환자는 지난 6월 22일 발생한 환자 1명 외에 아직까지 추가로 보고된 것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수치로 나타나지 않을 뿐 숨은 확진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이처럼 해외 원숭이두창 감염이 심각해지자 재빨리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개발에 나선 국내 진단업체들이 속속 개발 완료 소식을 알리고 있다. 씨젠, 바이오니아, 진스랩 등을 비롯해 최근 랩지노믹스도 개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개발은 완료했어도 해외 수출은 현실적으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선 임상시험이 필수적인데 현재 국내 원숭이두창 확진자 수가 적어 검체 수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원숭이두창의 대유행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업계는 해외 임상을 추진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다.
씨젠은 현재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연구용으로 상용화해, 해외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씨젠 관계자는 "앞으로 확산 추이에 따라 임상 등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5분 만에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한 랩지노믹스도 현재 상용화에 돌입해 유럽 의료기관에 연구용 제품을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수출 허가를 위해 해외 임상도 추진할 예정이다.
GC(녹십자홀딩스) 자회사인 진스랩은 지난 6월 말 개발을 완료했지만, 아직 상용화는 진행하고 있지 않다. 진스랩 관계자는 "현재 국내 임상은 검체 수급이 어려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러 컨텍 포인트를 통해 해외 임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 2016년 질병청 용역과제를 통해 이미 원숭이두창 진단 기술을 개발한 미코바이오메드는 현재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임상을 마치고 식약처에 수출 허가를 신청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지난달 세네갈에 위치한 파스퇴르 연구소와 협력해 자사 진단키트 'Veri-Q MCMPx-VS'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미코바이오메드에 따르면, 파스퇴르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원숭이두창 양성 검체 12개, 음성 검체 10개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민감도(양성 확인율)와 특이도(음성 확인율) 모두 100%로 나타났다.
미코바이오메드 관계자는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검체를 확보하기 어려워, 협력사인 파스퇴르 연구소를 통해 식약처가 요구하는 기준보다 많은 양의 검체로 임상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식약처 수출허가 획득 후엔 확진자가 가장 많은 영국과 유럽에도 허가를 신청해 글로벌 시장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앞서 지난해 1월 원숭이두창 등 15종의 병원체를 검출할 수 있는 실시간 PCR 검사에 대해 질병청과 공동특허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