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엔 출고까지 3년 이상···마세라티, 반사이익 얻을까
마세라티, 신차 구매 시 자동차 등록세 지원 등 마케팅 강화 신차급 르반떼 4000만원 감가···BMW X6·X7 등 주목 받아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반도체 수급난으로 대다수 자동차 모델들의 출고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포르쉐가 다른 브랜드 대비 긴 출고기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과거 포르쉐와 동급으로 분류됐던 마세라티가 수혜를 입어 반등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의 인기차종 카이엔은 지금 주문하면 출고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된다. 포르쉐 매장 관계자는 “카이엔은 모델과 상관없이 출고까지 3~4년이 걸린다”며 “대기고객이 많이 밀려있다”고 말했다.
포르쉐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보다 한 단계 위급이란 인식과 더불어 페라리·람보르기니보다는 저렴한 판매가격대로 국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서 포르쉐를 대체할 브랜드가 마땅치 않아 수요가 더욱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포르쉐의 길어진 출고기간에 마세라티 등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수혜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마세라티는 1억원이 넘는 차량들을 판매하며 앞서 포르쉐와 동급으로 분류된 바 있다. 특히 카이엔과 함께 준대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구분되는 르반떼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르반떼는 마세라티의 주요 판매차종으로 모델별 가격은 ▲GT 베이스 1억2200만원 ▲GT 1만3390만원 ▲모데나 1억5350만원 ▲모데나S 1억8300만원 ▲트로페오 2억4310만원 등이다. 카이엔의 판매가격 1억1720만~2억4680만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현재 마세라티는 르반떼GT 등을 대상으로 신차 구매자에게 ‘자동차 등록세 지원’ 혹은 ‘차량 소모품 평생지원·보증기간 5년 혜택’ 중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최근의 우호적인 판매상황에도 불구하고 마세라티의 반등이 쉽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전과 다르게 마세라티의 브랜드 이미지가 낮아지며 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감가폭이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마세라티 신차 구매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차량 거래 플랫폼 엔카 등에 의하면 2154km를 주행한 2021년 7월식 르반떼 모데나 가솔린 모델 판매가격은 1억580만원이다. 옵션을 포함한 신차 가격은 1억4600만원에 이르는데 무사고 신차급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4000만원 이상이 감가됐다. 옵션 적용 기준 신차가격 1억4620만원에 이르는 2021년 2월식 카이엔이 1만km 이상을 주행하고도 1억3900만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된다.
실제로 마세라티는 르반떼 차종을 비롯해 대부분의 차량이 올해 상반기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세라티의 올해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360대에 그쳤다. 르반떼는 총 200대가 판매됐다.
일각에선 포르쉐 출고지연과 관련해 마세라티가 아닌 BMW 등이 일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카이엔 출고지연과 관련해 중고 카이엔을 구매할지 BMW X6·X7을 구매할지 고민하는 게시물이 늘어나고 있다.
카이즈유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BMW의 준대형급 SUV X6와 대형급 SUV X7의 올해 상반기 등록대수는 각각 2325대, 2573대로 전년 동기 2160대 2156대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