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에 힘 실린 김동관의 승부수···한화에어로, 1400兆 우주시장 정조준
우주 전담조직 스페이스 허브→에어로스페이스로 규모·외연 확대 김동관 사장, ㈜한화·솔루션 이어 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취임 가능성도 대두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 사장에 힘을 실어주는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발표됐다. 계열사 별로 흩어져있던 우주산업 역량을 향후 방산 사업의 중심이 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모아 1400조원에 달하는 해당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주 관련 전담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이끌고 있는 김동관 사장은 에어로스페이스에서 이 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한화는 오는 9월 28일 방산 부문을 물적분할해, 에어로스페이스에 해당 사업의 지분 100%를 11월말 7861억원에 매각한다. ㈜한화는 내년초 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한 한화정밀기계와 파워시스템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방산 부문 매출은 2조8000억원 규모다. 같은해 기준 ㈜한화와 한화디펜스의 방산 부문 매출을 합하면 4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민수사업을 포함한 전체 매출(7조원)에서 보면 방산 사업은 기존 45% 수준에서 62%로 증가한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과 항공, 우주를 아우르는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지상의 경우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항공은 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엔진, 우주는 우주발사체와 레이다 기술 등이다.
특히 2040년 1조1000억 달러(약 14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우주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빠른 의사 결정 및 시행, 수직 계열화를 통한 공정 및 수익성 개선, 사업 대형화 및 외형 확장이 기대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해 우주 산업 관련 역량을 한 데 모은 것에 이어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이 사업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조치”라며 “김동관 사장이 우주 산업을 이끄는 리더인 만큼, 에어로스페이스에서 성과를 내면 탄탄한 후계자 입지도 구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은 스페이스 허브가 출범한 시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로 합류해 우주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방산 사업구조 재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는데, 결과적으로 이 전망은 현실이 됐다.
일각에선 김 사장이 ㈜한화와 한화솔루션에서 대표를 맡아 주요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만큼, 에어로스페이스의 규모가 커지고 그룹내 입지가 높아지면 추후 이 계열사의 대표도 겸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의 이번 지배 및 사업구조 개편을 보면 김동관 사장이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후계 구도가 어느 정도 명확하게 그려진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본격적인 변화 및 실적 반영은 올해 4분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한화 방산 지분 인수는 오는 11월이지만, 한화디펜스 흡수합병 시기는 8월이기 때문이다. 한화디펜스는 최근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5조원의 수주잔고를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