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올해 성장률 2% 중반 전망···내년엔 더 낮아질듯

상반기 GDP 전년比 2.9%↑···하반기 역성장 없다면 연평균 성장률 2.5% 이상 하반기 고물가·금리 인상 등 위험 요인 상당···글로벌 경기침체 추이도 부담

2022-07-31     주재한 기자
/ 한국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한국 경제가 상반기 3% 가까이 성장하면서 올해 2%대 중반의 성장률을 지켜낼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하반기 세계 주요국의 긴축 정책과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면 내년 성장률은 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31일 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9% 늘었다. 1분기 실질 GDP가 전분기 대비 0.6% 증가한 데 이어, 최근 공개된 2분기 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이 0.7%로 성장한 결과다.

이러한 성장 경로라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2%대 중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3~4분기에 각각 전기 대비 0%, 0%를 기록하더라도 올해 성장률은 2.5%를 기록하게 된다. 역성장만 없다면 산술적으로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전망치(2.6%)에 근접하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민간 소비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분기에는 수출이 3.6%, 2분기에는 민간소비가 3.0% 각각 증가하며 경제 성장을 주도한 바 있다.

지난 26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종전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한 바 있으나, 이는 같은 날 발표된 2분기 GDP 속보치를 고려하지 않은 전망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하반기 경제 성장에 대한 위험 요인도 상당하다. 우선 최근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높은 물가 상승세가 소비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지난 29일 제3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7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에 이어 6%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매력을 보여주는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1.0% 감소했다.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인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경제가 하반기에도 침체 흐름을 이어간다면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1·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고, 중국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주요국 금리 인상 가속화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둔화가 초래되면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경기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부터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외 의존도가 큰 한국경제는 글로벌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