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길 가는 삼성카드···비카드사업 축소에도 호실적 거둔 배경은?

삼성카드, 상반기 순이익 3159억원···전년 대비 12%↑ 여타 카드사들과 달리 할부리스업 이용금액·자산 모두 줄어 저수익 자산 비중 줄이고 카드상품 체계 재정립···‘선택과 집중’

2022-07-28     김희진 기자
삼성카드 할부금융·리스업 자산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카드업황 악화로 신용판매와 카드론 등 카드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카드사 전반이 할부금융·리스업 등 비카드 부문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카드는 오히려 비카드 사업의 자산과 이용금액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성장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159억원으로 전년 동기(2822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삼성카드의 올해 이용금액을 살펴보면 총 이용금액은 79조51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이 중 카드사업 이용금액은 79조7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7조3964억원)보다 17.3% 늘었다. 반면 비카드사업에 해당하는 할부금융·리스업의 이용금액은 438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303억원에서 23.7% 감소했다.

자산 역시 카드사업은 늘어난 반면 할부리스사업의 경우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사업 자산은 24조9299억원으로 전년 동기(21조700억원) 대비 18.3% 증가했다. 그러나 할부리스사업 자산은 1년 새 1조3268억원에서 1조277억원으로 22.6% 감소했다.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 할부리스사업의 자산 비중은 전체 자산의 6%를 차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로 2%포인트 축소됐다.

이처럼 삼성카드가 비카드사업의 비중을 축소한 것은 여타 카드사들과 상반된 행보다. 지난해부터 카드사들은 할부금융·리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카드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등 업황 악화로 신용판매·카드론 등 주요 수익원이던 카드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할부금융·리스 등 비카드 부문 영업자산의 비중이 27.9%로 전년 동기(27.2%) 대비 2.7%포인트 늘었으며, 영업수익 비중 역시 지난해 상반기 29.8%에서 올해 상반기 34.1%로 4.3%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카드가 업계 전반의 추세를 거스른 배경에는 내실경영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카드상품 체계를 재정립해 카드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다. 비카드 사업 비중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된 것 역시 이와 관련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할부리스사업 이용금액 감소는 차량용 부품 수급 이슈 등으로 국내 신차판매가 감소한 점도 있지만 내실경영 기조하에 저수익 자산의 비중을 줄이기 위해 설비금융에 대한 영업을 축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신용판매 호실적은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일상 소비의 회복과 여행 업종의 이용금액 증가 영향”이라며 “또한 지난해 상품 체계를 재정립해 iD카드를 신규 출시하고 개인화 마케팅을 강화한 효과로 회원 수 및 인당 이용금액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