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암 체외진단 시장···K-바이오, 줄줄이 출격 대기
젠큐릭스·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EDGC 등 암 진단제품 상용화 속도 "조직생검보다 진단 간편하고, 환자 고통 줄여 획기적"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암 진단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암 진단제품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호흡기 질환 및 감염질환 등 타 체외진단 제품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하던 바이오기업들도 암 진단 시장에 후발주자로 가세하는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체외진단은 인체에서 채취한 혈액, 소변, 조직 등을 분석해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검사법이다. 심혈관계나 암 질환 진단, 혈당 측정 등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활용된다.
암 진단시장은 체외진단 시장 중 가장 큰 성장이 예상되는 분자진단 시장에 속한다.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암 체외진단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130억달러에서 연평균 9%씩 성장해 오는 2023년 약 186억 달러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씨젠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맞춰 진단제품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씨젠은 R&D 확대를 통한 자궁경부암(HPV) 진단시약·장비 개발에 나섰다. 감염·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유전성 질환, 암 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도록 진단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함이다.
또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개발한 ‘스탠다드F(STANDARD F) IFOB FIA’는 혈액 내 헤모글로빈을 정량 측정해 대장암 스크리닝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의료기관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젠큐릭스는 유방암 예후진단 제품인 ‘진스웰BCT’를 공급 중이다. 젠큐릭스는 진스웰BCT의 국내 판매를 지난 상반기 본격화했다. 오는 2024년 상반기 중 허가를 목표로 간암과 대장암을 대상으로 한 혈액 조기진단 제품도 개발 중이다. 젠큐릭스는 기존 대장암 조기진단 키트가 분변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젠큐릭스는 혈액 3㎖만으로도 대장암 조기진단이 가능하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부터는 간암 조기진단 검사 헤파이디엑스(HEPA eDX)의 사전 임상을 완료했다. 간암 조기진단 제품은 탐색 임상에서 초기 단계 암 대상으로 정확도 87%를 기록했다. 현재는 허가용 임상 개시를 준비 중이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방광암 위암 폐암 등에서도 조기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을 마쳤다”며 “대장암 진단제품은 서울아산병원과 전향적 임상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스웰BCT는 국내 종합병원들 위주로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대리점들과도 유통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전체 진단 전문기업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각종 암과 유전 질환에 대한 정밀 진단에 주목했다. 췌장암, 폐암 등 난치성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 기반의 진단 패널을 개발 중이다. 향후 1~2년 내 의료기관과 유효성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난 5월엔 췌장암과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지역 스타 기업 연구개발(R&D) 지원 과제에 선정됐다. 기존 바이오마커 외에 생활환경과 식습관과 같은 환경적 요인으로 나타나는 유전자의 후성적 변이를 진단할 수 있는 췌장암 진단키트는 오는 2028년까지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관계자는 “폐암과 관련해선 향후 후성유전체 기반의 폐암 조기 진단 제품을 완성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췌장암 진단키트는 혈액 샘플 및 액상시료를 사용해 신속하게 취장암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DGC는 암 조기 진단 액체생검 ‘온코캐치’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EDGC가 개발한 액체생검 온코캐치는 순환종양핵산(cfDNA)의 메틸화를 분석해 암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소량의 혈액 검사만으로 폐암 대장암 등 10개 주요 암종 및 위치를 찾아내는 다중 암 조기진단 기술이 적용됐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암 체외진단법은 진단 속도와 환자 편의성 등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확도가 낮아 의료 현장에서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병변 부위의 조직을 떼어 내 진단하는 조직생체검사와 비교해 환자의 고통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빠른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진단업계에서도 연구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까지는 대중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는 암 체외진단법이 향후 표준 암 진단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