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체계 손보는 롯데온, 실적 개선 가능성은
새벽배송 중단한 롯데온, 바로배송 권역 범위도 줄여 점포 조정하며 효율화···롯데온 거래액 늘었지만 실적 악화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새벽·당일·즉시 등 다양한 배송체계 서비스를 제공했던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 롯데온이 최근 일부 점포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롯데온은 당일·즉시배송을 전국구로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그 전략을 수정한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롯데온이 나영호 대표를 영입했음에도 후발주자로서 이커머스 3강(네이버·쿠팡·SSG닷컴)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벽배송을 종료한 롯데온은 당일·즉시배송인 ‘바로배송’ 서비스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 롯데온 바로배송은 온라인 주문 상품을 롯데마트에서 인근 지역에 2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새벽배송을 종료한다고 밝혔을 당시 롯데온은 “새벽배송보다 바로배송에 대한 고객 호응도가 높다”며 바로배송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이와 달리 롯데온은 바로배송 서비스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
롯데온 바로배송 서비스는 롯데온이 출범하기 전부터 시작했다. 2020년 4월28일 출범한 롯데온에 앞서 롯데마트는 같은 해 2월 바로배송 서비스 도입을 공식화했다. 그러다 한 달 후인 3월부터 롯데온은 서울 중계점과 경기 광교점을 중심으로 바로배송을 확대해왔다.
실제 롯데온 바로배송은 서비스 시작 이후 주문건수가 매월 증가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바로배송은 서비스 도입 후 20일간 일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중계점에서 130.8%, 광교점 175.6%로 증가했다. 이에 롯데온은 롯데마트 기준 바로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매장 전국 30곳, 롯데슈퍼도 수도권·충청·전라·강원·경상권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바로배송 서비스를 확대했다. 또 롯데온은 올해 바로배송 가능 매장수를 5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롯데온은 최근 바로배송 주문 가능한 지역범위를 줄이고 있다. 기자가 직접 롯데온 바로배송 주문 가능한 지역을 확인해보니 올해만 롯데마트 바로배송은 일부 권역 배송 점포를 변경하고 있고 롯데슈퍼프레시의 경우 프리미엄잠실점·서초센터·잠원점 등 10곳의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시켰다.
상황이 이러하자 롯데온은 롯데마트몰 물량 감소를 이유로 이달부터 근거리 배송 차량을 24%가량 줄이기로 했다. 롯데온은 기존 69개점에서 718대 차량으로 배송해왔다.
롯데온 관계자는 “바로배송은 현재 전국 20여곳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당초 바로배송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지금은 방향을 바꿔 점포를 조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일명 이커머스 전문가로 불렸던 나영호 대표를 영입했음에도 롯데온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은 전통 오프라인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지만 온라인 전환에는 실패했다는 업계 안팎의 분석이 나오면서 롯데온 반등을 위해 나영호 대표를 영입한 바 있다.
물론 롯데온은 올해 1분기 방문·구매자수 등 방면에서 어느정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올 1분기 기준 롯데온 월 평균 방문자는 2789만명으로 전년 동기(830만명) 대비 42.4% 늘었다. 연간 평균 구매자수도 올 1분기 평균 142만명으로 전년 동기(29만명) 대비 25.7% 상승했다.
다만 롯데온은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을 20조원까지 키우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즉 나영호 대표 영입 후에도 롯데온의 실적은 개선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 실적은 ▲2020년 매출 1380억원, 영업적자 950억원 ▲2021년 매출 1080억원 영업적자 1560억원으로 지금까지 매출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여기에 롯데온은 올 1분기 매출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280억원) 대비 7% 줄었고, 영업적자도 450억원으로 전년 동기(290억원) 대비 35%나 하락했다. 매년 1분기 기준으로만 봐도 ▲2020년 매출 480억원, 영업적자 150억원 ▲2021년 매출 280억원, 영업적자 290억원 ▲2022년 매출 260억원, 영업적자 450억원으로 매년 매출은 줄고 영업적자는 늘어나는 구조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기존 강자였던 오프라인 부문을 집중하고 온라인은 부수적으로 사업을 펴는게 방법일 수 있다”며 “계열사들을 한 데 모아 운영하는 통합 이커머스를 출범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이커머스 3강 체제는 뚜렷하게 잡혀있는 상황에서 롯데온의 손익 개선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