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라이벌이었는데”···정상화 궤도 오른 티웨이항공 vs 날개 꺾인 이스타항공

2014년 양사 여객 실적 291만명대로 비슷···코로나19 이후 격차 커져 티웨이항공, 이달 각 직군별 신규채용 이어 내달 기존 승무원 인력 전원 복직 이스타항공, 재운항 코앞에 두고 AOC 절차 중단···월 50억 고정비 부담에 남은 직원도 참담

2022-07-25     박성수 기자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한 때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경쟁 회사였던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코로나19 이후 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신규 인원 채용 및 복직을 통해 하반기 정상화에 나서는 반면, 이스타항공은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을 받지 못해 재운항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부터 신입 객실인턴승무원과 정비, 일반직 등 다양한 직군 채용에 나섰다. 경력직 조종사 채용도 진행 중이며, 내달부터는 기존 승무원도 전원 복직해 근무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5월부터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시작으로 방콕, 다낭, 칼리보, 세부 등 동남아 노선과 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오키나와 등 일본 노선도 확대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 사이판, 괌 노선을 주 7회 매일 운항으로 증편 운항하고 김포~송산, 인천~가오슝, 인천~홍콩 노선은 하반기인 9월부터 순차적으로 재운항을 시작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티웨이항공은 올해 에어버스사의 중대형기 ‘A330-300’ 3기를 도입하며 중장거리 노선 취항도 준비 중이다. 최근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에 해당 기종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에 보유 기재도 대폭 늘어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티웨이항공 기재 보유대수는 24대였으나, 현재는 30대로 증가했다. 제주항공(39대)에 이어 LCC 중 2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반면 과거 티웨이항공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이스타항공은 장기간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 수는 291만명대로 차이가 없었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티웨이항공은 710만명, 이스타항공은 595만명대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함께 이스타항공이 매각을 진행하면서 양 사 차이가 커졌다. 이스타항공은 성정에 매각된 이후 당초 올 상반기 취항을 목표로 했으나 AOC 발급이 지연되면서 아직 재운항을 시작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비상탈출 훈련시험까지 마무리 지으면서 하반기 취항을 눈앞에 뒀으나, 국토부가 제출 회계자료에 허위 내용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재운항 일정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국토부는 이달 초 이스타항공이 2021년 11월 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후 국제항공운송사업 변경 면허를 발급 받는 과정에서 제출한 회계자료에 허위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변경 면허를 발급받을 당시 이스타항공이 국토부에 제출한 회계자료에는 자본잠식 사실이 반영되지 않았으나, 올해 공시 내용에선 완전 자본잠식상태라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은 “당시 회사 사정상 회계시스템이 폐쇄되고, 정상적인 회계 결산이 진행될 수 없었던 지라 국토부 제출 수치와 차이가 발생했다”며 “조속히 오해를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AOC 발급이 지연되면서 직원들 사이에선 참담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 전체 직원은 530여명이며 이 중 출근자는 200여명 수준으로, 휴직율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월 고정비용도 50억원에 달해 재운항 일정이 길어질 경우 회사가 파산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이스타항공 직원은 “재운항 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AOC가 중단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며 “2년 넘게 재취항을 기다리면서 하루하루 힘들게 버텼는데, 일정을 눈앞에 두고 갑자기 연기되니 더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이번 이스타항공 재운항 일정 지연이 정치 문제가 엮여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가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보석 허가로 풀려나면서 “이스타항공이 좋은 회사가 되게끔 하겠다. 해고된 직원들 취업에 올인하겠다”고 언급한 직후 터졌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지난 달 30일이며, 국토부가 이스타항공 특별감사에 나선 것은 지난 5일로 불과 1주일이 지나지 않았다.

이에 이스타항공 측은 바로 입장문을 내고 이 전 의원이 이스타항공에 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5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가 취업한 태국 항공사 타이 이스타젯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장관이 LCC 일에 직접 나서는 경우는 드문데, 이번에는 원희룡 장관이 직접 사태를 언급한 바 있다”며 “이스타항공이 과거 정치적 이슈와 얽혀있는 만큼,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