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시장 잡자”···삼성에피스·셀트리온, 황반변성치료제 시밀러로 격돌

삼성·셀트리온, 황반변성치료제 개발 박차…연내 허가 기대감↑ 오는 2028년 글로벌 시장 규모 약 24조원 예상

2022-07-20     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황반변성치료제 복제약으로 글로벌 시장서 맹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특히 국내 시밀러 시장서 업계 1·2위를 다투는 삼성에피스와 셀트리온의 황반변성치료제 개발 행보가 주목된다. 이들은 각사의 시밀러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시장 점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이 퇴화하면서 시력이 저하되는 등 실명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그대로 둘 경우 실명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혈관 생성을 억제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방식의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황반변성치료제 시장 규모./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황반변성은 과거에는 65세 이상에서 많이 발병했지만 최근에는 40~50대로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시장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파마 인텔리전스 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올해 약 16조원으로 예상되며 오는 2028년 약 2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한 ‘아일리아’와 제넨텍이 개발한 ‘루센티스’가 주도하고 있다. 아일리아는 지난해 연간 매출 약 12조원, 루센티스가 약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아일리아와 루센티스 중 특허만료가 임박한 제품은 루센티스다. 루센티스는 미국 내 물질특허는 지난 6월 만료됐고, 유럽에서는 이달 중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아일리아는 유럽에서 오는 2025년 5월, 미국에서 오는 2027년 특허가 종료된다.

국내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로피바이오 등이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그중 유럽에서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국내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 유럽에서, 올해 5월에는 국내 최초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의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지난달엔 미국 시장에 바이우비즈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과 국내에서도 이미 품목허가를 획득한 만큼 제품 출시도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리지널 제품인 루센티스보다 40%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고, 국내에서는 안과 특화 제약사인 삼일제약과 함께 판매에 나서는 등의 판매 전략을 세운 바 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역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3월 한국, 미국 등을 포함한 총 10개국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와 아일리아의 안전성, 유효성 등을 비교하는 글로벌 임상3상을 완료했다. 올해 안으로 데이터 분석을 마친 후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국내 및 유럽과 미국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연내 아일리아 시밀러 SB15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며 “루센티스의 시밀러인 SB11의 경우 한국과 유럽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 4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CT-P42’의 글로벌 임상 3상 환자모집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임상 3상을 통해 올해 하반기까지 총 13개국의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환자들을 대상으로 CT-P42와 아일리아의 유효성과 안전성, 약동학 및 면역원성 등의 비교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42 임상 3상에 대한 연내 결과 확보 후 허가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뿐만 아니라 국내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알테오젠은 올해 22개국 100개 기관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ALT-L9’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삼천당제약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임상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황반변성은 방치하면 실명 위험이 높아, 시력 유지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치료제 투약이 필요한 질병”이라며 “또 약값이 고가여서 의료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환자들이 비용을 절감할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주목할 수밖에 없어 시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