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시오노기제약 개발 코로나藥 ‘S-217622’ 긴급승인 여부 주목

일본 후생노동성, 20일 회의서 승인 심의···지난달 결정 연기로 확정 가능성 관측 “항바이러스제로 유효성 입증” vs 신중론···승인 시 국내서도 긴급사용승인 검토 전망

2022-07-19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 사진=일동제약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일동제약과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공동 개발하는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승인에 대한 일본 당국 심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만약 이번에 긴급승인을 받게 되면 국내에서도 해당 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이 검토될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오는 20일 저녁 6시부터 회의를 열어 일동제약과 시오노기제약이 개발하는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 ‘S-217622’ 긴급승인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긴급승인 제도는 감염자 급증 등 긴급성을 요할 때 판단한다”며 “안전성 확인은 필요하지만 유효성은 확인이 아니라 ‘추정’할 수 있으면 승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긴급승인’ 대신 ‘긴급사용승인’ 용어를 사용한다.  

당초 시오노기제약은 지난 2월 후생노동성에 S-217622의 ‘조건부 제조 및 판매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당국 승인은 나지 않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조건부 제조 및 판매 승인은 해외에서 사용된 의약품을 허가해주는 제도”라며 “일본 당국이 해외 사용 이력이 없는 S-217622를 상대로 승인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시오노기제약은 방침을 변경, 지난 5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법(약기법) 개정안에 신설된 긴급승인을 적용 받고 있는 상태다. 이어 지난달 하순 후생노동성 심의를 받았지만 S-217622 긴급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은 연기된 바 있다. 결국 이미 결정이 한번 연기된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20일 회의를 앞두고 현재 일본 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번 심의에 국내 제약업계도 관심을 갖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다 중간에 포기하거나 중단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는 상황에서 S-217622가 일본에서 긴급승인을 받으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심도가 높다”고 말했다.

만약 이번 심의에서 긴급승인이 확정되면 시오노기제약과 공동으로 S-217622 개발을 진행하는 일동제약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일동제약 관계자는 “정부의 긴급사용승인이 추진될 경우 적극 협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약사법에 따르면 의약품 긴급사용승인은 해당 제약사가 아닌 질병관리청장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일동제약 관계자의 언급은 이같은 규정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만약 일본에서 S-217622 긴급승인이 확정되면 일동제약에 관계 없이 최근 코로나 확산세를 감안, 질병청 차원에서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 요청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S-217622 긴급승인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엇갈린 전망이 제기된다. 우선 긴급승인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는 관측이나 예상이 적지 않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S-217622 임상시험에서 3일 투약 후 4일째 코로나 바이러스 90%가 사멸됐으므로 항바이러스제로서 유효성을 입증한 것”이라며 “12가지 증상개선 효과 중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 개선 등 5가지 지표에서 유효성을 보여 긴급승인 제도 기준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에서도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며 “긴급승인 주요 평가 기준인 긴급성과 사회적 분위기가 우호적이어서 승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오노기제약도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S-217622가 지금까지 검출된 변이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과 BA.5에 대한 높은 항바이러스 활성을 비임상시험에서 확인했다”며 “감염 경향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임상 근거를 축적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S-217622 긴급승인 여부에 대한 속단은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본 당국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현재로선 누구도 확실하게 전망하기 힘들다”며 “내일 저녁 또는 밤에 나올 회의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일동제약이 지난해 11월 발표하며 본격 진행했던 시오노기제약과 먹는 코로나 치료제 공동 개발 프로젝트의 1차 결과가 일단 20일 판명 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8개월 이상 공동 진행한 코로나 치료제 개발은 결과에 관계 없이 두 제약사가 최선의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긴급승인이 확정되면 그 여파는 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