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에도 웃지 못하는 생보업계···신계약 규모 ‘내리막길’

생보업계 신계약 금액 88조6777억원···전년比 17.6%↓ 신계약 건수도 전년보다 10% 이상 줄어 “엔데믹 접어들었지만 대면영업 활성화 쉽지 않아”

2022-07-11     김희진 기자
생명보험사 신계약 건수 및 금액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들어 생명보험사들의 신계약 건수와 금액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신계약 규모가 줄어들면서 생보사들이 여전히 외형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1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23개 생명보험사들의 신계약 건수는 563만2863건으로 전년 동기(628만794건) 대비 10.3% 감소했다.

신계약 금액도 크게 줄었다. 올해 4월 기준 기준 생보업계 전체 신계약 금액은 88조67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급감했다. 지난해 4월 당시 신계약 금액의 전년 대비 감소율이 –3.3%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감소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생보사별로 살펴보면 신계약 금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DGB생명으로 지난해 4월 8조1197억원에서 1년 사이 2조5047억원으로 69.2% 줄었다. 건수 역시 87만4029건에서 1년 새 35만4572건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대형 생보사들도 줄줄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생보업계 맏형 격인 삼성생명의 올해 4월 기준 신계약 금액은 15조6602억원으로 전년 동기(19조164억원) 대비 17.6% 감소했으며, 교보생명 역시 지난해 4월 11조9872억원에서 11조637억원으로 7.7% 줄었다. 한화생명도 신계약 금액이 같은 기간 9조9323억원에서 8조3087억원으로 16.3% 축소됐으며 이외에 흥국생명, 미래에셋생명 등도 신계약 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7.6%, 42.9% 급감했다.

이처럼 생보업계 전반의 신계약 규모가 줄어든 배경에는 최근 경기 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대면영업 환경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점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생보사들의 모집형태별 초회보험료 추이를 살펴보면 대면영업의 경우 올해 4월 2조12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4705억원)보다 13.8%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된 대면영업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설계사 증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생보업계 설계사 수는 올해 4월 말 기준 8만4733명으로 전년 동기(8만9355명) 대비 4622명 줄어들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영업 활동이 어렵다 보니 대면영업 부문에서 초회보험료가 많이 줄었다”며 “대면영업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워지면서 설계사 증원이 더뎌지고 그로 인해 영업동력이 다시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인해 신계약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생명보험업계의 신계약 규모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 인상 및 물가 상승 여파로 가계경기가 악화되면서 대면영업 환경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또한 대면영업 활성화를 위한 설계사 인력 확충에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우려사항 중 하나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대면영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설계사를 모집하고 교육하고 시험을 치게 해서 보험 영업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며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대면영업 활성화는 엔데믹보다 후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