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우세종' 된 오미크론 하위변이···글로벌 제약사들 백신 업데이트 예고

오미크론 하위변이 'BA.4'·'BA.5', 전 세계 확산세 심각 FDA, 우세종 바뀌자 미국 개발사들에 추가 연구 권고 노바백스, 연말 상용화 목표···화이자·모더나도 연구 검토

2022-07-04     염현아 기자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새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강한 영향으로 최근 확진자 수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하위 변이에 대비한 백신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유럽에선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4와 BA.5의 확산세로 회원국 52개국에서 매일 50만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도 하위 변이 신규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BA.5는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된 스텔스 오미크론(BA.2)보다 전파력이 12~13%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바백스가 가장 먼저 BA.4·BA.5 변이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에 돌입했다. 4분기 중 추가 전임상 연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노바백스는 연말까지 오미크론 하위 변이 표적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오미크론 하위변이 특화 백신 개발 현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와 모더나에도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를 표적으로 삼아 백신을 업데이트하라고 권고했다. 코로나19 부스터샷 백신 제조 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4와 BA5를 겨냥하는 균주를 포함하라는 의미다. 두 기업이 개발한 오미크론 특화 백신이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는 효과가 다소 낮게 나타난 게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화이자의 임상 2·3상 결과를 보면, 오미크론(BA.1) 변이를 표적한 ‘1가 백신’과 ‘2가 백신’의 중화항체 반응은 우세했지만, BA.4와 BA.5에 대한 면역반응은 오미크론의 3분의1 수준이었다. 이에 FDA는 백신 개발사들에 BA4와 BA5까지 막아낼 수 있는 ‘2가 백신’ 상용화를 주문한 것이다. FDA는 이들 기업에 신속한 긴급사용승인을 위해 추가임상자료 제출 면제도 약속했다.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검출 건수가 늘아니고 있다. 중앙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6.19∼25) 검출된 BA.4, BA.5는 총 255건으로 전주(119건)의 두 배를 뛰어넘었다. BA.5 신규 검출 건수도 38건에서 137건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사들이 BA.4, BA.5을 타깃으로 한 백신 연구에 착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위 변이라고 해서 치명률도 낮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두 하위 변이가 다른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나 면역회피력이 발달한 건 맞지만, 반복 재감염될 경우 중증화율도 낮다고 단정할 순 없다”며 “국내 기업들이 계속 바뀌는 우세종에 대한 R&D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빠른 속도로 우세종이 바뀌는 상황에서 새로 업데이트된 백신이 유행 시기에 맞춰 공급이 가능할지도 불확실하다. 다만 정 교수는 “어떠한 변이가 나와도 빠른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게 mRNA 플랫폼의 장점인 만큼,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상용화는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