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O&M, ‘만년적자 골프장 역대 최고가 인수’ 시선에도 배짱 두둑 배경은

잭니클라우스GC 인수가 3056억원 거품 평가에도 그룹사 “시장서 가치 인정한 것” 지역 내 랜드마크 인수로 건설부문 송도개발프로젝트·그룹사 친환경 강재 홍보효과 기대

2022-06-30     노경은 기자
잭니클라우스GC 인수 개요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포스코그룹 내 빌딩관리, 레저 사업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 포스코O&M의 적자 골프장 거액 인수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문 골프장이지만 개장 이후 10여 년 간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데다, 인수가 역시 기존 골프장 거래건 가운데 역대 최고가 매입이라는 기록을 세운 영향이다. 다만 포스코그룹은 세간의 우려가 골프업계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는 평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운영성과 및 그룹사 시너지 효과에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투자금 700억원···골프장 두 곳 경영 노하우로 수익성 개선여지 충분 판단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자회사인 포스코O&M은 다음달 2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잭니클라우스GC를 인수작업을 마무리한다.

해당 골프장은 국내 명품구장으로 명성이 높고 서울 및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높아 골프애호가들의 관심이 큰 곳이다. 그러나 2010년 개장 이후 해마다 100억원 씩 적자를 기록하는 등 관심이 수익성으로 직결되지는 못했다. 게다가 골프장 소유주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이하 NSIC)의 송도 내 개발사업까지 수년 간 중단되며 골프장 주인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돼 결국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매수자인 포스코O&M의 잭니클라우스GC 인수가액을 두고 거품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총 매수가가 3056억원, 홀당 가치는 180억원으로 역대 골프장 거래가 가운데 가장 높은 값이라는 기록을 세운 영향이다,

다만 회사 측은 결코 고가매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당 골프장 인수에 앞서 수도권 주요 명문 골프장 가치를 환산해본 결과, 곤지암 소재 A골프장은 18홀 환산기준 5700억원, 가평 소재 B 골프장은 4700억원, 여주소재 C골프장은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거래가가 역대 거래건 대비 최고가이긴 해도 현재 수도권 내 타 명문 구장의 가치평가액에 견주어봤을 땐 이번 인수가액이 오히려 저렴하다”며 “회원제 골프장이어서 회원들로부터 받은 부채로 잡힐 보증금이 2356억원이고 실제 투자금액은 700억원에 1원을 보탠 값”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양도양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 자산운용사가 인수가로 (회원권 보증금 제외) 700억원을 제안한 만큼 시장가격으로도 공정성과 가격 가치가 증명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수 주체인 포스코O&M은 경영 내 레저비중을 높이는 차원에서 잭니클라우스GC를 인수한 것인 만큼, 운영방식에 변화를 줘 수익성 개선도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O&M 관계자는 “현재 전남 순천의 27홀 규모 포라리즌CC와, 파주 6홀 규모 제이퍼블릭GC 등 대중골프장 운영을 하며 역량을 쌓았다”며 “경영방식 변화로 수익성을 개선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그룹사 마케팅 시너지도 성공할까

포스코O&M이 재무적 관점에서만 인수를 결정한 건 아니다. 그룹 내 다른 부분과의 유기적 연관성을 통한 마케팅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잭니클라우스GC가 있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은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또 잭니클라우스GC는 송도 지역의 랜드마크 이미지도 있다. 해당지역 개발 사업자로써 랜드마크를 확보해 지역사회 내 이미지를 제고하는 차원이다.

추후 그룹사 마케팅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NSIC는 지난해 잭니클라우스 내 골프빌라를 분양했다. 골프빌라 건축 과정에서 친환경 강재를 적용해 최고급빌라 마케팅을 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골프장 사업 하나만 보고 인수하는 건 아니다”라며 “잭니클라우스는 포스코건설에서 주도적으로 추진중인 송도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이기 때문에 명품 골프장 유지가 필요했다. 포스코건설의 도시개발사업 홍보효과와 그룹의 친환경 강재 홍보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부동산업계, 골프단·골프장 운영 확대 눈길

한편 건설·부동산업계와 골프 산업과의의 결합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올 4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골프단을 창단한 건설사만도 네 곳에 이른다. 대보건설은 대보골프단을 창단해 선수단이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하우스디 로고를 달고 경기에 나서도록 했다. 금강주택과 안강건설 등도 마찬가지다.

이뿐 아니라 신세계건설은 골프용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자체 골프 브랜드 론칭을 위한 상표권등록을 마치고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등록된 상표권은 디에이블, 에스에스지알, 오메스, 오마이아이즈 등이다. 지난해 자유CC 등 신세계건설의 골프장 사업의 매출은 전년대비 13% 증가한 328억원을 기록하는 등 외형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에 잭니클라우스GC를 인수하는 포스코O&M 역시 포스코건설이 지분 52.5%를 보유한 포스코건설 자회사다. 나머지 지분은 47.1%는 ㈜포스코가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