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5인 전문가 진단] 동학개미 대거 손실, 원인과 향후 대응은?
수출주도 경제에 경기침체 우려 민감···고환율도 외인 이탈 가속화 코스피 2200대 초반이 저점···전기차 등 실적성장 기업 주목 필요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증시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손실을 본 동학개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사저널e가 국내 증권사 주식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증시침체 원인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보니 수출 중심 경제구조를 가진 대한민국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와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이탈하는 배경이 되고 있었다.
다만 동학개미들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섹터별 대응방법, 저점 및 반등시기, 손절 필요성 여부 등을 놓고는 다소 엇갈린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24일 시사저널e가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미디어콘텐츠 본부장, SK증권 김영우 리서치센터장,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리서치센터장, NH투자증권 오태동 리서치센터장, 노근창 현대창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5인을 대상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의견을 취합한 결과 이구동성으로 국내 증시의 침체 배경에는 수출 중심의 국내 경제구조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상영 본부장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수출을 많이 할수록 기업들의 실적들이 좋아지니까 주가가 올라가고 반대로 글로벌 경기가 꺾이면 수출 증가율 자체가 떨어진다”며 “특히 핵심 수출산업인 가전 및 반도체에 대한 수요감소 우려로 외국인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상수지 적자와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고공행진하고 있는 환율도 국내 증시에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었다.
고태봉 센터장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율이 1300원 넘어가면서 국내 주식을 들고만 있어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기에 선물에서 먼저 매도함으로써 손실을 메우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중국 증시의 대체 관계인데 일시적으로 중국 증시 대비 국내 증시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도 배경”이라고 말했다.
김영우 센터장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 등이 외국인 입장에서 투자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오태동 센터장은 “과거 주식시장 저점은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부근인데 코스피 2200이 PER 8.1배에 해당한다”며 “경기둔화 우려가 잠재되어있는 상황에서 코스피 PER이 장기평균 수준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5인의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은 향후 섹터별로 선별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상영 본부장은 “실적이 잘 나오는 기업들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며 “반도체보다는 자동차, 2차전지, 고배당주 위주로 매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오태동 센터장은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리레이팅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류 확장에 따른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게임주들과 경기방어주 특징을 가지고 있는 통신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우 센터장은 “하반기 스테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추가적인 금리 상승 가능성과 경기둔화 전망을 감안하면 가치주나 경기방어주가 시장대비 아웃퍼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태봉 센터장은 “그동안 시장대비 수익률이 좋았던 방산주와 에너지주 등은 고점을 찍었기에 투자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원자재 등 상품관련 투자도 슬슬 비중을 축소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노근창 센터장은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식을 보유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5인의 전문가들은 최근 같은 증시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 등 빚투에 대해서는 절대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손절을 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서상영 본부장은 “주식시장이라는 곳은 기본적으로 여유 자금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무리한 욕심을 부리면서 최근 같은 반대매매 사태가 발생했다”며 “레버리지를 일으킨 투자자가 아니라면 지금은 주가가 싼 수준이기 때문에 손절보다는 보유를 권한다”고 말했다.
오태동 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은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관투자자에 비해 강점이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재가치가 우수한 기업들 주식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센터장 역시 당장 손절보다는 보유를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김영우 센터장은 “중장기 투자의 경우 하반기 실적 악화 가능성 반영되면서 추가하락 가능성 존재하기 때문에 국내주식에 대해서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태봉 센터장은 “사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종료되지 않는 이상 V자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당분간 기간 조정이 있을 듯한데 여유자금이 많지 않은 개인투자자들로서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5인의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코스피 2200선을 저점으로 보고 조만간 기술적 단기반등은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김영우 센터장은 “하반기 코스피가 2200을 저점으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을 확인한 시점에서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태봉 센터장 역시 “국제 유가가 최근 하락세에 있고 미국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진정될 수 있다”며 “3분기 정도에 단기 반등이 존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근창 센터장은 “2250 정도를 저점으로 7월부터 반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상영 본부장은 “지금 주식이 싸기에 실적이 좋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수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반등을 주도할 주요 업종에 대해서는 5인의 전문가들이 다소 이견을 보였다.
서상영 본부장은 “미국이 대중국 관세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에 기술주들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주 가운데 흑자기업들이 반등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태동 센터장은 전기차, 인터넷, 게임 업종에서 반등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오 센터장은 “고유가 시대에 비용절감 측면에서 전기차가 주목받고 있고 이 분야에서 한국기업들이 경쟁력이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 완화시 현재의 높은 판가로 예약된 대기수요들이 판매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가격과 판매량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근창 센터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그동안 낙폭이 과대했던 종목 위주로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우 센터장은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증시 전반적으로 약세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업종보다는 실적개선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는 개별종목 선정이 주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태봉 센터장 역시 “그동안 낙폭이 커졌던 성장주 위주로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며 “하지만 V자 반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에 투자자들은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