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점한 한미·추격하는 유한·녹십자···고혈압·고지혈 4제복합제 경쟁

한미약품 작년 복합제 출시 이어 유한양행과 GC녹십자도 최근 허가···내년 4제 시장 본격 오픈 시장에선 2제 복합제서 3제로 처방 이동···환자 복용 편의성 제고 목적 4제 개발 지속 전망

2022-06-16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를 출시했거나 출시를 준비하는 제약사들이 늘고 있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복합제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선점한 상태에서 유한양행과 GC녹십자도 최근 허가를 받아 연내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처럼 4제 복합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어 향후 시장 판도가 주목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지난달 ‘듀오웰에이플러스’와 ‘로제텔핀’에 대해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두 품목 모두 고혈압 치료성분인 텔미사르탄과 암로디핀에 고지혈증 치료성분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결합된 4제 복합제다. 유한양행과 GC녹십자 관계자는 “대부분 복합제는 개량신약”이라며 “개량신약도 신약과 동일하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신청을 하고 급여 판정을 받으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거쳐 출시하는데 올해 안으로 제품 출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두 품목은 비슷한 시기 약가를 받아 출시될 전망이다. GC녹십자는 로제텔핀 생산을 유한양행에 위탁한 상태다.

이에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2020년 11월 ‘아모잘탄엑스큐’를 허가 받은 데 이어 지난해 2월 출시한 바 있다. 이 품목은 로사르탄에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 에제티미브가 결합된 4제 복합제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아모잘탄엑스큐는 올 1분기 11억원 매출을 올렸다. 누적 처방액은 34억원이다. 이처럼 상위권 제약사들이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 개발에 주력하는 원인은 고혈압 환자 중 50% 이상이 고지혈증을 동반하고 있어 개별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이 크기 때문에 환자들 복용 편의를 위해 복합제 한 알에 모든 것을 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는 환자들이 의약품 복용에 있어 더 편리하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두 질병을 가진 환자를 배려해 복합제를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의약품 제형을 줄이는 등 제약사들이 환자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환자 입장에서는 2개 이상 의약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복합제를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 약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제약사와 환자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이 복합제”라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는 현재 2제 실적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올 1분기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원외처방액은 45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중 3제 복합제 처방실적은 130억원대로 추산된다. 2제 복합제 실적은 310억원대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고혈압·고지혈증 2제 복합제 시발점은 지난 2009년 한미약품이 ‘아모잘탄(로사르탄+암로디핀)’을 출시한 시점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최근 2제 처방이 감소하고 3제 처방이 늘고 있는 추세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가 2제에서 3제로 처방 패턴이 넘어가는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3제가 향후 4제로 변화를 거듭하며 시장을 형성하고 매출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단,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시장규모는 일정 부분 유지되며 단계적으로 4제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3개 제약사 외에도 적지 않은 업체가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종근당은 ‘CKD-348’이란 코드명으로 텔미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4제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 3상이 완료돼 각 성분별 용량 배합을 위한 추가임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도 임상 3상을 마무리한 후 추가임상을 하고 있다. 코드명은 ‘DWJ1451’이다. 올메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4제 복합제다. 일동제약은 지난 2월 ‘ID14009’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아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발사르탄에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 에제티미브가 결합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종근당과 대웅제약의 경우 현재 추가임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르면 올해 안으로 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결국 본격적인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 시장은 내년 오픈하며 단계적으로 3제 처방이 옮겨질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위권 업체를 중심으로 10여개 제약사가 이미 허가를 신청했거나 신청이 예상된다는 점은 그만큼 환자들이 복합제를 찾고 시장이 형성됐다는 것”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선 업체들 판단이 맞다고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