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키움·미래에셋 제치고 신용융자 1위 증권사 자리잡나
2019년 3위→2021년 1위 등극···올해 1분기도 696억원으로 1위 유지 경쟁사 고객 흡수·낮은 조달금리·비대면 高금리 등이 원동력으로 분석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삼성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제치고 신용융자수익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동학개미운동 이전까지 국내 신용융자수익 부문은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1위를 다퉈왔는데 삼성증권이 동학개미운동 이후 확산된 ‘빚투’의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증권의 신용융자수익 1위 배경으로는 키움증권의 다소 늦었던 유상증자, 경쟁사 대비 낮은 조달금리, 비대면고객 대상 고금리 책정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 삼성證, 키움·미래에셋 제치고 신용융자 1위
2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신용융자 수익은 696억원으로 키움증권(588억원), 미래에셋증권(574억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신융융자는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현금이나 보유주식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은행 대출 대비 높은 금리를 책정하는 대신 단기간 대출을 통해 이자수익을 거둔다.
지난 2019년까지 국내 신용융자 부문에서 1위는 키움증권의 독주였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위탁매매 수수료를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대신 신용융자거래 이자수익을 주 수입원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키움증권을 제치고 신용융자수익 1위에 올라섰고 지난해에는 삼성증권이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올해 키움증권과 신용융자수익 1위 경쟁이 유력하다.
올해 1분기 국내외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증권사들의 신용융자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말 국내 증권사들의 전체 신용융자는 23조886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말에는 22조42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는 21조6247억원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신용융자 감소에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수익도 지난해 4분기 4663억원에서 올해 1분기 4296억원으로 7.9% 줄었다.
삼성증권의 분기별 신용융자수익 역시 지난해 4분기 739억원에서 올해 1분기 696억원으로 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667억원에서 574억원으로 14.0% 급감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579억원에서 588억원으로 소폭 상승하며 삼성증권과 격차를 다소 좁혔다.
◇ 낮은 조달금리·비대면 高금리 ‘쏠쏠’
삼성증권이 신용융자 부문에서 1위 증권사로 도약한 배경으로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최대 경쟁사인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한계로 동학개미운동 이후 급격히 늘어난 신용융자 수요를 온전히 흡수하지 못했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한도 내에서 신용융자를 해줄 수 있는데 키움증권이 지난해 6월말 실시한 유상증자는 타이밍상 약간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키움증권이 수용하지 못했던 신용융자 수요는 타 증권사로 이동했고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최대 수혜자가 됐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6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방식으로 4400억원을 유상증자했고 이후 신용융자 점유율이 반등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9.2%를 저점으로 올해 1분기 12.2%까지 올라온 상태다.
삼성증권이 키움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 대비 낮은 조달금리로 신용융자를 해줄 수 있다는 점도 수익성에서 비교우위인 점이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이나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끌어온 자금을 고객들에게 대출해주면서 조달금리(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이는데 삼성증권의 조달금리는 2.05%로 미래에셋증권(2.61%), 키움증권(2.73%)보다 낮다.
일각에서는 비대면 고객들이 이용하는 신용융자 비중에 따라 증권사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은 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도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되는 신용융자 금리는 지점(대면)고객용이고 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는 회사마다 자율적으로 추가 가산금리를 붙인다.
삼성증권은 신용융자 기간에 상관없이 모든 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 지점고객 대비 연 0.6%p의 가산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신용융자 기간에 상관없이 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 연 8.9%의 금리로 신용융자를 해주고 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전문 증권사로 출발했기에 이자율 차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