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재유행 가능성···K-부스터샷 개발 재조명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 부스터샷 용으로 임상 수정 SK바사, 부스터샷 백신 국내외 임상 돌입···상용화 기대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코로나19 재유행 예상 시점이 올 가을에서 여름으로 앞당겨지면서 일각에선 부스터샷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국내외 엔데믹 전환 이후 사업성이 적어졌다는 이유로 외면받아왔던 K-백신 개발사들의 부스터샷 임상 행보도 재조명되는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전망한 코로나19 재유행 예상 시점이 올해 가을철에서 여름철로 앞당겨졌다. 앞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재유행이 올여름부터 시작해 오는 9~10월쯤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요양병원과 시설 중심으로 진행 중인 4차 접종을 60세 미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은 임상 전략을 바꿔 부스터샷으로 개발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스카이코비원 ‘GBP510’의 부스터샷 임상에 돌입했다.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에 대한 스카이코비원 예방효과를 확인하는 확장 임상도 계획 중이다.
GBP510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로부터 지원받고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와 공동 개발한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 후보물질이다. 이번 부스터샷 임상은 만 18세 이상의 성인 450명을 대상으로 GBP510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GBP510 임상1·2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6개월 후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자체 임상과 다른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질병관리청 주도 연구자 임상 등으로 구성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부스터샷 임상은 국내에서만 진행되고 있으나 임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태국에서 부스터샷 임상3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한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코로나19 백신 GBP510은 현재 국내에서 ‘스카이코비원’이라는 이름으로 품목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하반기 상용화가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부스터샷 임상은 기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대상으로 GBP510의 기초 접종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면역반응을 추가접종을 통해 향상시키고, 안전성을 충족하는지 평가할 예정”이라며 "하반기 스카이코비원 상용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부스터샷 임상도 신속하게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GBP510 임상3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 임상을 진행 중이며, 오미크론을 포함한 변이에 대한 GBP510의 예방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당초 기본 접종용으로 코로나19 백신 ‘GLS-5310’을 개발해온 진원생명과학도 부스터샷으로 개발 전략을 변경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데다 대규모 임상 3상 대상자 모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달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인 ‘GLS-5310’ 부스터샷 임상시험 대상자에게 첫 투약을 시작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미국에서 부스터샷 임상으로 승인받아 진행되는 임상 1상으로, mRNA 백신과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임상시험은 GLS-5310의 피내(ID) 및 비강내(IN) 투여를 모두 평가하는 것으로 미국 3개 기관에서 수행될 예정이다.
진원생명과학에 따르면 GLS-5310은 코로나19 스파이크 항원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복제 및 발병에 중요한 ORF3a 항원을 추가했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동물실험을 통해 GLS-5310을 접종한 결과 피부 조직 손상 없이 면역반응을 보였다”며 “이번 임상에서는 기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GLS-5310을 부스터 백신으로 다시 한번 접종해 바이러스로부터 예방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진은 코로나19 백신 ‘EG-COVID’을 기본 접종용으로 국내 임상 1·2a상을 승인 받았다. 지난 2월 호주에서 부스터샷 임상 1상을 개시한 가운데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투약이 시작했다. 임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호주 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임상 1·2a상 IND를 신청한 상태다.
아이진 관계자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 늘어나면서 기본 접종용 국내 후속 임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호주 등 부스터샷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게 되면 국내에서도 임상 디자인을 바꿔 부스터샷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티팜은 mRNA 코로나19 백신 ‘STP2104’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3분기 내에 임상 1상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변이종 대비 부스터샷 개발을 위해 임상 2상과 3상은 부스터샷용 백신으로 전환해 개발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 개발사들이 부스터샷 백신 개발을 완료할 때 즈음엔 이미 코로나19 상황이 토착된 상황일 것”이라며 “부스터샷으로 사용되기 위해선 오미크론이나 델타 변이 등 주요 변이에 대한 효능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